-
문내면 우수영 김정범(73)씨는 그야말로 돌에 둘러싸여 돌과 함께 산다. 그의 집은 온통 돌이다. 벽면을 가득 메운 작품들은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아름다운 돌작품들이다. 3천여 점에 이르는 돌 작품들은 모두 김씨가 작은 돌을 골라 붙여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작품을 보면 단순하면서 유쾌하다. 김씨의 작품은 생동감이 있어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만 같다. 달려가는 사람, 긴 목을 자랑하는 기린, 암벽을 타는 사람, 칼싸움하는 사람, 스케이트 타는 사람, 거북이, 잠자리, 꽃, 버섯, 나무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어릴 적부터 손재주가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7.19 17:53
-
“수업시간에 놀러가는 마음으로 가요. 놀다 보니 영어도 제법 늘었어요.” 방과 후 프로그램에서 생활영어를 배우는 해남동초 6학년 권재한 학생은 자신 있게 말한다. 미국 오클랜드에서 온 람라 배티 샘스(Ramla Beatty James, 이하 라멜라)는 지난해부터 해남동초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정부초청 영어봉사 장학생이다. 해남동초에 오기 전 고향에서 잠깐 보조교사로 활동한 라멜라는 한국이란 나라를 잘 몰랐고 여전히 한국어는 서툴다. 하지만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는 라멜라에게는 이런 것들이 전혀 방해되지 않는다. 라멜라의 수업은 아
해남사람들
김유성 기자
2021.07.12 17:43
-
스승인 숙당선생이 종이를 주며 자신의 미인도 작품을 보고 스케치 한번 해보라고 했다. 학창시절외엔 그림을 그려보지 못했던 터라 겁이 났지만 용기를 내 종이에 스케치를 했더니 스승은 “나를 잡아 먹겠구나”고 했다. 그때가 40대 초반이었다. 학교 다닐 때 미술은 100점이었지만 정식으로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었다. 특히 당시는 다도에 빠져있었던 때다. 그런데 숙당선생으로부터 나를 잡아먹겠다는 말을 듣자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기생을 모델로 미인도를 그렸던 스승과 달리 차를 마시는 단아한 여인을 그리고 싶었다. 아들
해남사람들
박영자 기자
2021.07.05 16:59
-
현산 고현마을의 70년지기 삼총사이자 현산초 40회 졸업생인 최승재(76)‧임종수(76)‧이강춘(76)씨가 유명인사가 됐다. 하루도 빠짐없이 함께 점심을 먹고 늘상 삼형제처럼 붙어 다니는 일이 알려져 유명해진 것이다. 최승재씨는 해남에서 버스 운수업에 종사하며 지금껏 고향을 지켜왔다. 임종수씨는 서울에서 미장 전문가로 일했고, 이강춘씨는 부산에서 중공업회사에서 일을 했다. 각자의 삶을 살았던 삼총사가 다시 뭉친 것은 3~4년 전. 정년퇴직을 하고 홀로 계신 어머니를 돌보러 고향으로 내려온 이씨, 귀농한 임씨, 고향을 지키던 최씨가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7.05 11:50
-
“칭찬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시는 분들이 어머니, 아버지 같죠.” 옥천농협 하나로마트 성수영(50)씨는 친절 직원으로 주민들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항상 밝고 몸에 밴 친절로 주민들을 만난 지도 7년이 됐다. 성씨는 첫 사회생활을 농협에서 시작해 8년 근속했고 이후 유아용 옷가게, 브랜드 등을 운영했다. 오랫동안 자영업을 했던터라 손님들을 만나는 게 천성적으로 잘맞다며 2014년에 다시 농협에 입사해 북일농협 하나로마트에서 5년, 2019년부터는 옥천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근무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성씨가 기본예절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6.28 17:34
-
북일면 용일리 더나은땅끝농장에선 사과처럼 깎아 먹는 ‘애플수박’수확이 한창이다. 귀농 2년 차인 최세호(44)씨는 부모님이 지어온 밭작물 대신 고소득저노동 작물로 애플수박을 선택했다. 애플수박은 일반 수박의 1/5크기로 1인 가구에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당도도 11~12브릭스 이상으로 일반 수박과 맛 차이가 없어 선호도가 높다. 최세호씨는 “재배 기간도 2달 정도로 짧고 노동력도 비교적 적게 들어 대표 소득 작물로 키워가고 있다”며 “포복재배, 수직재배 등 적은 면적에서 고부가가치를 내기 위해 여러 재배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6.21 16:28
-
피리연주자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최요셉(35)씨는 1년 전 ‘Jam in the van’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접했을 때 가슴이 뛰었다. 이 채널은 버스를 개조해 태양열로 움직이는 레코딩 스튜디오를 만들어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음악을 소개한다. 2011년에 처음 시작해 지금까지 1,000개 넘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음악연주, 아티스트들과 협업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뛰었다. 그는 올해 ‘뮤직버스 2-5-1’ 프로젝트를 본격 진행하고 있다. 버스번호인 ‘2-5-1’은 대표적인 음악코드진행을 뜻하는데 음악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6.15 09:51
-
해남에서 뜻이 맞는 동갑 친구들이 꼼지락 꼼지락 재밌는 일을 기획하고 있다. ‘귀한 84’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모두 1984년에 태어난 동갑내기 공남임(38), 윤영하(38), 김시강(38)씨다. 2019년 우연히 젊은 사업가 모임에서 만난 청년들은 이야기가 잘통했고, 지역에서 귀한 동갑 친구들이라 더 편했다. 이들은 해남에서 나고 자란 청년, 해남에서 나고 자라 도시에 살다가 귀농한 청년, 타 지역에서 태어나 해남에서 일하는 청년이다. 청년들은 2020년 2월부터 사랑하는 해남을 알리는 일을 시작했고 올해 2월 ‘청년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6.08 10:05
-
청년창업으로 문을 연 플라워샵이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해남읍 곤드레만드레 식당 한켠에 위치한 ‘꽃, 하나’는 한하나(34)씨가 창업한 꽃집이다. 한씨는 의료계에 오랫동안 몸담아오다가 5년 전 우연한 기회로 꽃에 취미를 붙였다. 꽃을 만질 때 행복했던 한씨는 본격 꽃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꽃과 캔들아트도 세심히 공부했다. 그는 임대료를 줄이고 소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아이디어를 고안했고 어머니의 식당 한켠에 꽃집을 마련했다. 한씨의 플라워샵 ‘꽃, 하나’는 젊은 감성의 공간이다. 특히 꽃바구니, 꽃다발, 꽃용돈박스 등 해남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5.25 10:45
-
매달 2회 가정위탁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하는 청년창업가 오권(37)씨, 그는 지난해 12월 해남읍에 초밥전문점 고니야를 열었다. 해남에 없는 식당을 만들고 싶었다는 그의 포부만큼이나 신선한 재료 관리와 맛으로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식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청년사업가의 선한 나눔이 알려지면서 지역에 따뜻함이 전해지고 있다. 오 대표는 월 2회 직접 도시락을 만들어 가정위탁아동들에게 후원하고 있다. 일주일 중 하루 쉬는 월요일에 그는 아이들을 위해 손수 장을 보고 요리해 홀로 도시락을준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도시락은 읍면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5.17 16:54
-
거리의 춤꾼 한국무용가 김영자씨는 여전히 거리에서 춤을 추고 있다. 올해도 목포에서 열린 세월호 기억식, 대구에서 열린 남북철도잇기 행사, 제주 강정마을 평화집회, 목포 5‧18기념 행사 등 시대의 아픔을 껴안는 현장에는 그녀가 있다. 80년대 민중예술이 등장하면서 예술인들은 몸짓으로 붓으로 시대에 맞섰다. 한국무용가 김영자씨의 춤은 여전히 80년대를 관통하고 있다. 화려한 무대에서 내려온 그의 춤 인생도 벌써 30년을 맞았다. 시대의 아픔을 껴안은 춤꾼. 김영자씨는 90년대부터 민중 속에서 춤을 췄다. 그래서 삶은 더 고달팠다.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5.17 14:28
-
공직사회에서 쏟아지는 업무에서 별도의 공모사업을 준비하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용역발주 없이 혼자서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주민들을 교육 시키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이가 있다. 해양수산과 천일준 주무관은 지난 2019년 ‘어촌뉴딜 300사업’ 3개 공모사업을 용역업체 없이 준비했고 이 결과 화산면 구성항과 현산 두모항에 총 15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수십 페이지 분량의 사업계획서에는 사업개요와 사업 시행의 필요성, 세부계획, 예산집행 방향, 관리·운영 계획 등을 넣고 별도로 PPT자료를 만들어 어민들을 교육하고
해남사람들
김유성 기자
2021.05.17 14:25
-
해남에서는 아직 생소한 뮤지컬 웨딩 전문업체인 ‘구름엔터’는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업체이다. 대표는 청년 박종수(30)씨, 지난해 전남정보문화진흥원의 ‘향토자원활용 청년창업지원’을 통해 해남에 둥지를 틀게 됐다. ‘구름엔터’에선 전문 가수와 성악가가 팀을 이뤄 오프닝, 신랑입장, 신부입장, 메인축가, 행진을 뮤지컬로 구성해 식을 진행한다. 김종수 대표는 토목을 전공했지만 꿈을 좇아 실용음악을 다시 공부했다. 서울과 대전에서 보컬트레이너로 일했고 노래로 사람들과 교감하고 싶어 색다른 웨딩 이벤트 회사를 차린 것이다. 그가 해남과 인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5.11 09:33
-
바닷가 흔한 조개껍질이 멋진 공예품으로 태어난다. 북평면 남창에서 한진광고를 운영하는 박종남(71)씨는 해남보단 완도에서 더 유명한 공예작가다. 박씨는 40년 전 완도에서 페인트통과 붓 하나 들고 남창으로 건너와 뛰어난 손재주로 간판업을 시작했다. 간판도 상업예술이라며 예술에 관심이 많던 박씨는 바닷가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조개껍질을 마주하게 됐고 그 뒤로 전복치패, 재첩, 바지락 껍질을 이용해 꽃과 나무, 시와 성경구절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조개공예를 만들었다. 특히 그의 등공예작품은 인기가 높아 완도수목원에서 2차례 전시회를 연
해남사람들
김유성 기자
2021.05.03 16:29
-
해남군에 등록된 장애인은 6.400여명, 군민 10%에 해당 되는 숫자다. 장애인들을 위한 복합체육문화센터가 해남광장 뒤편 어머니도시락 인근에 들어선다. 부지면적 1만2,743㎡,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로 국비 포함 116억7,000만원이 투입된다. 수영장을 포함한 장애인 특화건물이다. 복합체육문화센터는 문체부가 전국 200개 건립을 목표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전남에는 6개 시군에 들어선다. 이 시설이 해남에 오게 된데는 해남군장애인체육회 박정현 상임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박정현 상임부회장은 해남군과의 교감에 이어 직접 세종시를
해남사람들
박영자 기자
2021.04.26 17:20
-
황산면 징의리 바다화가 김향희(59)씨는 바다를 업 삼아 사는 어민이다. 김씨에게 있어 그림은 세상과 소통하는 치유의 매개체였다. 탄생된 작품들은 어촌의 삶이 담겨있어 따뜻하다. 그녀의 소재 선택은 일상에서 만나는 풍경들이다. 딸과 함께 굴을 까며봤던 징의리의 힘찬 파도, 가족들과 눈 속에서 놀았던 기억, 방파제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는 모습, 눈썰매, 뒷동산 등 모두 김씨의 주변 이야기들이 소재가 된다. 어릴 적 그림을 좋아했던 소녀는 40년이 지나서야 다시 붓을 들었다. 그녀가 유화에 빠져든 것은 번호에 알맞은 색을 칠해 그리는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4.19 16:48
-
계곡 신기마을에는 명소로 꼽히는 목구상조각예술원이 있다. 38년 동안 나무 조각을 해온 임현열(64) 작가가 마련한 공간이다. 1,200평 규모의 대지에는 주택과 펜션, 작업장 그리고 전시장이 있다. 모든 건물은 임씨 부부가 손수 지은 공간이다. 전시장 내부에는 임 작가의 38년 나무 조각 인생을 녹여놓은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통나무를 이용해 조각을 하는데, 나무마다 결을 따라 작품을 구상해 각도에 따라 새가 내려앉고 사슴도 뛰논다. 그는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남달랐는데 특히 뛰어난 사물관찰력으로 자연을 묘사하는 능력이 대단하다.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4.12 16:31
-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곳, 알록달록한 색과 모양에 환호성이 나온다. 가정집의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느 것 하나 같은 모양 없이 수백개의 조형물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조형물 안에는 소나무, 매화 등 다양한 분재들이 배치돼 있다. 문내면 선두리에서 아는 사람은 안다는 이곳에는 배진용(67)씨가 30년에 걸쳐서 돌을 모아 만든 조형물들이 있다. 배씨는 해양폐기물을 재활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그는 바다를 걷다가 떠내려 온 부표에 우연히 눈길이 갔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더해 부 표에 눈 코입을 조각해 눈사람 모양을 만들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4.05 16:12
-
삼산면 평활리 황토그린민박 술 전시관에는 1,500여종에 이른 각종 술병들이 전시돼 있다. 조철환(74)씨가 35년 동안 수집해 온 것들로 소주부터 양주, 과일주, 북한산, 중국산 술까지 종류도 국적도 다양하다. 35년 전부터 술병을 모으기 시작한조씨는 자신의 집 2층에 작은 술병 전시관을 꾸며놓았다. 전시관에는 양주와 소주, 민속주, 홍주, 맥주 등 분야별로 각각 나눠 술병을 전시해 놓았고 관람자가 원한다면 조씨의 설명도 받을 수 있다. 한때 고급술 시장을 지배했던 국산 양주인 나폴레옹과 캡틴 큐도 눈에 띈다. 곰바우, 황진이,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3.31 09:14
-
계곡면 태인마을에서 한국에 전무후무한 한국자동차 박물관을 준비하는 임형성(61)씨. 그가 마련한 차고지에는 80대의 올드카가 전시돼 있다. 1987년식 포니 픽업, 1980년 말에 만들어진 군용짚차, 1991년식 소나타, 1993년식 이스타나 봉고차량, 1994년 마르샤 등 그때 그 시절 도로를 달리던 차들이 이곳에 잠들어 있다. 외제차가 대부분인 제주도, 용인 자동차 박물관과 달리 그가 꿈꾸는 박물관은 한국차 박물관이다. 한국차하면 해남, 해남 하면 한국차가 떠오르는 게 그가 그리는 꿈이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그는 평소 자
해남사람들
조아름 기자
2021.03.29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