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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생가 벽엔 뛰어보세 강강술래일제 때 조성된 거리 활기넣기 위해 시도이순신도 있고 떡방앗간의 떡을 지키는 어린 소녀도 있다. 우수영 성안 마을 담장 곳곳에 그려진 벽화들은 무겁지 않다.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역사적 성지지만 벽화의 내용은 일상의 우리네 모습이다.우수영 성안 마을은 근대건축 양식이 잘 남아 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때 조성된 거리의 모습이 살아있어 영화세트장 같은 분위기마저 준다. 이곳에 지난해 벽화가 등장했다.벽화들은 급속히 쇠락해버린 마을에 잠깐의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우리나라 4대 수영의 하나로 꼽
기획특집
김유성 기자
2015.02.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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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야 바둑아 놀자, 어른들을 위한 동화마을똘이장군도 있고 스파더맨도 어딘가 숨어있어마을 구석구석에 동화적이고 웃음짓게 하는 그림마을이 있다.송지 동현마을 골목길 담장에는 아이언맨, 똘이장군이 있고 무지개도, 기린도 담장 곳곳에 숨어있다. 정말 동화 같은 마을이다.동현마을은 사람이 떠나 생기를 잃어가는 요즘 시골마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남북방향 바닷가를 사이에 두고 어업과 농사일을 주로 하는 이곳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보물처럼 숨어 있는 재기발랄한 벽화들을 만날 수 있다. 2012년 이 마을
기획특집
김유성 기자
2015.01.3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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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 있었을 땐 농구대가 최고 인기였어이젠 회관 앞에 우리친구인 운동기구 생겼제 모두 오래됐다. 회관 앞 농구대도, 골목길도, 담벼락 우편함도. 할머니들의 삶 저편에선 한 때 예뻤고 고왔던 그 모든 것들이 이젠 세월의 흔적만 가득 안고 있다. 농촌의 쇠락만큼 한 때 농촌마을의 활기였을 그 모든 것들이 이젠 기울어간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초저녁, 해남읍 남천리 주민들의 귀가시간이다. 마을회관에서 하루 종일 함께 보냈던 주민들이 하나둘 귀가를 위해 회관 밖으로 나온다. 회관 안에서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누고도 할 이야기가 또
기획특집
김유성 기자
2015.01.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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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소 축사, 2두에서 수십 두까지, 노인들의 벗빈 축사엔 빈 여물통 대롱대롱, 반짝반짝 왕겨만 남아화산면 안정마을 강아지와 소가 먼저 반긴다.낯선 이가 다가가서인지 아니면 반가워서인지 마을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개 짖는 소리가 먼저 길손을 맞고 그 소리에 놀란 소는 동그란 두 눈만 껌뻑인다.화산면 안정마을은 지금도 집집마다 소를 키울 만큼 축사가 발달된 마을이다. 안정마을은 한땐 80여 가구가 모여 살며 부흥했지만 지금은 33가구만 남아 있고 그중 10여 가구는 아직도 소를 키우고 있다.
기획특집
김유성 기자
2015.01.0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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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든 물건이든 제구실 못하면 뒷방 신세제”안방에서 밀려났지만 할머니 애환 가득한 보물옥천면 송산리 윤정심(82) 할머니 집에 있는 반닫이는 아직도 현역이다.세월을 못이긴 경첩들이 군데군데 부서져 낡았지만 창고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박물관의 전시용품도 아닌 아직도 장롱으로서의 권위를 유지하고 있다.“내가 시집오기 전부터 있었제. 반질반질하게 참으로 아끼면서 사용하고 있어.”할머니와 반닫이가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60년이 넘었다고 한다.제비추리 반닫이는 손님들이나 자식들 오고갈 때 사용하는 작은방에 두고, 가재
기획특집
김유성 기자
2015.01.0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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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나란히 줄지어 선 항아리 행렬 사라졌지만우거지 뚜껑까지 차오른 김칫독 반갑기만 하다불과 10년 전만 해도 농촌마을 각 가정집의 남쪽은 장독대 차지였다. 장맛이 좋아야 살림을 잘한다고 할 만큼 장과 된장이 담긴 장독은 집안의 가장 소중한 살림살이였다. 당연히 햇볕이 잘 드는 가장 좋은 곳에 장독대는 위치했다.2~3층으로 돌을 쌓아 기단을 만들고, 맨 뒷줄에는 장을 담는 큰독, 중간에는 된장·막장, 동치미 등을 담아 두는 중들이, 앞줄엔 고추장·장아찌 등 작은 옹기가 나란히 나란히 줄 지어 서 있었다.이젠 온갖 기능이 담긴 김치
기획특집
김유성 기자
2014.12.2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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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고 촌스러운 시골이야기]세발나물 동네라 초록이 넘쳐 제비도 즐겨찾는 마을해남최초 천주교 전래마을, 믿음만큼 정도 많은 동네 8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문내 예락마을은 110년 전에 들어온 천주교 성당이 있는 마을이다. 한 겨울에도 세발나물, 파, 배추가 노지를 덮고 있어 어느 지역보다 초록이 넘치는 마을이다.풍성한 초록이 주는 여유에 제비들도 복 받았나 보다.“그래, 니놈이 이겼다, 똥만 좀 한군데다 싸그라”예락리 김축식(60)·허양순(54) 씨의 집 처마에는 제비집이 4군데나 있다. 방으
기획특집
김유성 기자
2014.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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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고 촌스러운 시골이야기]“시계 잠시 멈춘다고 세상돌아가는데 지장 있간디”언제부터 쌓이기 시작했을까, 돌담아랜 굴껍질 가득북평 산마마을에도 첫 눈이 내렸다. 때 아닌 한파로 동네가 한적하다.마을회관 앞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 뿐 행인이 없다.각 집 마당과 돌담아래 굴 껍데기가 수북이 쌓여있다. 언제부터 쌓이기 시작한 건진 모르지만 그 양이 상당한 것으로 보아 인근 바다가 주는 혜택을 짐작케 한다.산마마을은 28가구가 모여 사는 비교적 조그만 마을이다.젊은층이 많다는 한 주민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현대식으
기획특집
김유성 기자
2014.12.0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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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고 촌스러운 시골이야기]수확량, 꿔준 돈 적어놓았던 칠판도 반갑다주인 떠난 빈집에서 대롱대롱 메주 반기고옥천 내동마을은 아직도 아궁이를 사용하는 가구가 많다.마을 15가구 중 절반가구 이상이 보일러와 아궁이를 겸용하니 마을입구부터 한가득 쌓인 장작과 구수한 군불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마을을 둘러보기 앞서 김영배 이장 댁을 방문했다. 마당에는 감나무가 풍년이었다.김 이장은 마당에 주렁주렁 열린 감이 반가우면서도 내심 서운하단다. 마을 어귀가 아이들로 북적거리던 시절, 동네 감들은 채 익기가 무서웠다.손이 닿는 곳은 어김없이
기획특집
김유성 기자
2014.11.2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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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고 촌스러운 시골이야기]호랑이 넘어오지 말라고 높이 쌓은 돌담길두발 세발 네발, 걷는 모습도 각각인 할머니바람방향 힐끗 살펴보고 잡은 키를 휙휙 위아래로 흔드니 콩깍지가 바람에 실려 나간다. 키를 대여섯번 흔들고 나니 바짝 마른 콩깍지는 바람이 데려가고 반질반질 콩알만 남는다.“힘들게 수확한 것이라, 콩 한 알도 허투로 버려지는 것이 아까워. 저기 마당에 깔린 고구마랑 같이 도시 나간 자식들한테 보내줄라고” 라디오 음악에 맞춰 콩을 털고 있는 신정신(73) 할머니. 10년 전 집 앞 하천
기획특집
김유성 기자
2014.11.21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