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운도 등 20여 가수 참여
3~4월 중 해남서 개최예정

지금도 노래방에서 많은 선곡이 되는 ‘고향무정’과 ‘아빠의 청춘’, ‘영등포의 밤’을 불렀던 가수 오기택 씨, 북일면 흥촌리가 고향인 그를 위한 헌정콘서트가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아트홀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날 헌정콘서트는 18년째 투병 중인 그를 위해 후배 가수들과 재경해남군향우회가 마련했다.

오기택 씨를 평소 아껴왔던 코미디언 송 해 씨와 이용식, 가수 남상규, 태진아, 설운도, 박진도, 진 성 등 20여 명의 남․녀 가수들은 이날 열창을 하며 그의 쾌유를 빌었다.

재경향우회 오길록 회장은 인사말에서 “오기택 씨는 해남향우이자 해남중학교 선배이다”며 “오기택 씨가 뇌출혈로 쓰러지지 않고 지금까지 건강했다면 가요계 발전과 고향 해남의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코미디언 겸 가수인 송 해(88) 씨는 오기택 씨의 쾌유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내 나이가 어때서’ 등 3곡이나 불러 참가한 후원회원들에게 열띤 박수를 받았다.

이날 헌정콘서트를 마련한 한국가수협회와 재경해남군향우회는 오는 3월말~4월초에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오기택 돕기 자선콘서트를 개최키로 했다.

오기택 씨는 1939년 북일면 흥촌리에서 태어나 좌일초등학교와 해남중학교를 거쳐 서울 성동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61년 KBS 주최 직장인 콩쿨에서 ‘비극에 운다’로 입상, 김부해 작곡가에 발탁돼 ‘영등포의 밤’으로 데뷔 후 ‘고향무정’, ‘마도로스 박’, ‘충청도 아줌마’, ‘비내리는 판문점’, ‘등대지기’ 등 100여 곡의 노래를 불러 매혹의 저음가수로 10대 가수에 2번이나 뽑혔다.

골프 등 모든 운동에 만능이었던 오기택 씨에게도 1996년 좌절의 그림자가 찾아 들었다.

추자도의 한 무인도에서 밤낚시를 하다 바위 밑으로 추락한 것이다. 그는 허리띠로 소나무에 손목을 묶고 19시간을 버텼다. 졸음을 이기기 위해 1000여 곡의 노래를 밤새도록 부르고 또 부르다 이튿날 구조된 그는 서울 성묘병원으로 이송돼 뇌수술을 받았지만 언어장애와 마비증세로  18년 동안 투병 중에 있다.

해남예총에서는 오기택 씨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오기택배 전국가요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김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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