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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은 책을 안본다고?…말도마 얼매나 재밌다고
조아름 기자  |  5340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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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2.06  16: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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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책을 읽을까라는 우려와 달리  ‘은빛책날개’ 도서관이 차려진 계곡면 황죽마을 할머니들은 책을 정말 좋아하셨다. 매일 조금씩 책을 읽으신다는 할머니들은 지난 3일 동화구연 전문가인 김미화씨가 동화책을 읽어주자 더 좋아하셨다. 

98세 할머니도 온종일 동화책 읽고
계곡면 황죽마을 찾은 ‘은빛책날개’
해남우리신문-해남공공도서관 마련

과연 시골 할머니들이 책을 읽을까. 각 마을 회관과 노인정에 책을 배달하자는 기획에 모두가 말한 첫마디이다. 그러나 할머니들은 동화책을 정말 좋아하셨다. 마을 노인정에 오면 자연스럽게 책을 꺼내보신다. 물론 어르신들에 따라 독서량은 다르지만 하루에 잠깐이라도 책을 보신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계곡면 황죽마을 노인정에 도서관이 자리 잡았다. 어르신들이 하루에 5분이라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자며 해남우리신문과 해남공공도서관이 기획한 ‘은빛책날개’ 마을 도서관이다.


해남공공도서관(관장 박은정)은 어르신들이 읽기 쉽도록 그림이 많고 활자가 큰 책을 준비했고 해남우리신문과 황죽리 김영철 이장은 노인정에 50여권의 책을 비치했다. 책을 비치해 놓고도 우려가 컸다. 그리고 지난 3일 다시 노인정을 찾았다. 몇몇 어르신들이 어두운 눈을 비벼가며 책을 읽고 계셨다. 큰 활자로 인쇄된『동백꽃』 을 읽으시던 정석심(85) 할머니는 “안 놈은 재밌고 모른 놈은 더듬거려”라며 책장을 넘기신다. 어려운 글자는 더듬거린다는 의미이다.
독서 삼매경에 빠진 또 다른 할머니, 98세 김유순 할머니다. 98살의 연세에 돋보기도 안 끼시고 책을 보신다. 이 마을 최고 독서광이다. 

   
 

두 할머니는 2013년 마을할머니들과 함께 한글교실에서 한글을 배웠다. 옛날에 아버지가 학교를 다니라고 했을 때 안 다녔던 게 한이 돼서 이제야 한글을 배웠다는 김유순 할머니는 읽을거리가 있어 정말 좋다고 말씀 하신다. 김 할머니는 “『며느리 방귀 천둥방귀』책이 재밌더라”며 주변 할머니들에게 책을 추천하기도 하신다.
정석심 할머니는 “한글을 두 달만 더 배웠더라면 나았을 텐데 막 알려고 할 때 학교가 파해 환장하겠더라”며 쌍받침은 읽기 어렵단다. 
황죽마을 할머니들은 책을 한 자 한 자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소리 내서 읽는다. 한 줄을 읽는데도 한참이 걸리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지난 3일에는 책을 읽어주러 동화구연 전문가 김미화 씨가 황죽마을을 찾았다. 간만에 따뜻한 날씨에 대부분이 들녘에 나가고 노인정에는 7명의 어르신들이 자리했다. 연세 지긋한 할머니들이 이야기를 듣고자 선생님 주변으로 동그랗게 모였다. 다리 수술을 해서 잘 안 오그라진다며 다리를 펴고 이야기 듣는 할머니, 돋보기를 가방에서 꺼내 쓰는 할머니 등 제각각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이야기 선생님 김미화 씨는 책의 표지에서부터 찬찬히 이야기를 풀어낸다. “지금 아이들은 잘 모르는 지게, 맷돌이 있네요. 옛날에 맷돌로 갈아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었는지요.” 이에 한 할머니는 “맷돌에 밀 갈아서 개떡도 해먹었어”라며 맞장구를 치신다. 이야기 선생님이 “우리 할머니는 여름이면 고추랑 갈아서 된장국을 끓였는데 얼마나 맛있었는지 기억이 또렷해요”라고 하자 “그럼 맛있고 말고”라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전래동화인 『팥죽할머니와 호랑이』 를 호랑이 소리까지 내가며 읽는 이야기 선생님 덕에 할머니들은 금세 이야기 속으로 빠지신다. 이야기 선생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할머니들은 걸걸히 웃고 놀라기도 하신다. 이야기가 끝이 나자 그렇게 예쁘게 설명을 잘 하냐며 연신 박수를 치신다. 늦게 도착한 할머니도 금세 이야기 속으로 빠지며 두 번째 책 『강이지똥』 에 귀를 기울인다.

황죽마을 김영철 이장은 “처음엔 우려가 돼 쉬어가시면서 하루 5분이라도 찬찬히 읽으시라고 말했는데 생각보다 어르신들이 좋아하시고 책 읽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말했다.
한편 해남우리신문과 공공도서관이 기획한 ‘은빛책날개’ 는 계곡 황죽마을을 1호로, 북평면과 북일면 마을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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