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할머니 그림책 왔어요, 산골마을 할머니 도서관
60년만에 잡은 공기, 팥죽 걸렸으니 이겨야 한다
조아름 기자  |  5340234@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05.11  12:29:21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 해남우리신문과 해남공공도서관이 운영하는 고도리 할머니도서관에서 팥죽내기 공기대회가 열린 가운데 할머니들이 대회시작 전 진지하게 연습을 하고 있다.

[해남우리신문·공공도서관 고도리 할머니도서관]

동화책속 팥죽이야기가 내기 대회로 이어져
동화책도 읽고 공기놀이 하며 옛 추억 찾고

해남우리신문과 해남공공도서관이 운영하는 할머니도서관 중 하나인 해남읍 고도리 경로당에서 팥죽내기 공기대회가 열렸다.
지난달 15일 『팥죽할멈과 호랑이』이야기를 들은 할머니들이 “오메 팥죽도 묵었으면 좋것네”, “언제 해묵읍시다”라고 말했던 게 공기대회 발단이 됐다. 대회는 은빛책날개 자원봉사자들도 함께했다. 


지난 6일 오후3시 읍 고도리노인정, 이미향 강사가 주워온 조그만 공깃돌들이 각 할머니들 손에 쥐어졌다. 이 강사는 요즘 공기는 가볍고 작은데다 할머니들의 추억을 위해 길에서 작은 돌을 주워왔다. 손이 굳어 돌을 놓치던 할머니들은 몇 번의 연습 만에 금세 옛 기억을 떠올리며 돌을 낚아챘다. 5단계, 어려운 채기도 4~5개씩 성공한다.
간단히 손을 풀고 나자 이미향 강사가 『반쪽이』라는 동화책 한 권을 읽어준다. 두 형들과 달리 얼굴이 반쪽밖에 없는 반쪽이가 사람들의 놀림에도 구김살 없이 자라 최선을 다해 결국 색시를 얻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다.


동화책 읽기가 끝나자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됐다. 두 팀으로 나눠 진 팀이 팥죽을 내야하는 경기이다. 각 팀은 놀이에 앞서 팀별 이름을 정했다. 한 팀이 배짱 좋게 ‘얻어먹을 팀’이라고 이름을 짓자 다른 팀은 속 좋게 ‘낼 팀’을 하겠단다. 경기방식은 나이를 더 많이 먹는 팀이 이기는 것이다.
두 명씩 짝을 지어 공기놀이를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특히 시누이올케 지간인 오인숙(77) 할머니와 홍찬단(74) 할머니의 경기는 더 재미있다. 홍찬단 할머니는 공기놀이 점수로 보면 자신은 아직 중학생 나이인데 시누이는 벌써 시집갈 나이를 먹었다며, 경기는 뒤로하고 시집을 보내야 된단다. 중매 서줄 사람을 찾는 홍 할머니의 소리에 여기저기서 웃는다.


경기 결과 ‘얻어먹을 팀’은 56살, ‘낼 팀’은 81살로 후자의 압도적 승리다. 이름과 반대로 ‘낼 팀’이 이기게 된 데는 천숙초(77), 오인숙(77) 할머니의 공이 컸다. 어릴 적 공기를 꽤나 잘했다는 이들은 경기에서 각 30살, 26살을 따냈다.
이름이 부끄럽게 된 ‘얻어먹을 팀’은 “시원하게 내자”라고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이에 ‘낼 팀’은 “맛나게 먹자”라며 더 큰 구호를 외쳤다.


이날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팥죽 값은 은빛책날개 자원봉사자들이 희사해 모두를 기분 좋게 했다.
뜨끈한 팥죽 한 그릇씩을 먹은 할머니들은 “오늘 많이씩 웃었다”며 나중엔『햇님달님』을 읽어 호랑이가 맛있게 먹었던 인절미를 해먹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편 ‘은빛책날개’는 어르신들이 하루에 5분이라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남우리신문과 해남공공도서관이 기획한 할머니도서관으로, 읍 고도리에는 지난 2월 자리를 잡았다.  

조아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남 해남군 해남읍 군청길 5  |  대표전화 : 061)536-2100  |  팩스 : 061)536-2300
등록번호 : 전남-다-00287  |  등록일 : 2009년 12월 21일  |  발행인 : 박영자  |  편집인 : 박영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아름
Copyright © 2020 해남우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53402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