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문학관(사진 아래)과 담양 가사문학관(위)은 순천만과 소쇄원 등 관광지를 끼고 있어 찾는 이들이 많다. 순천문학관은 공무원이 파견돼 운영되고 있고 담양가사문학관은 운영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올해 전문직 관장이 채용돼 운영되고 있다.

순천문학관 공무원 운영, 대표적 전시물 위주
담양 가사문학관 전문직 채용으로 변화 모색

지자체마다 우후죽순 건립된 문학관의 성공열쇠는 전문인력의 채용에 달려 있다. 문학관으로 성공한 강진군의 경우는 전문인력이 운영하는 예이다.
그러나 장흥의 천관산 문학관과 순천문학관은 파견된 공무원이 운영을 맡고 있다. 당연히 운영면에서 뒤떨어질 수 밖에 없고 전시물 위주의 운영에 그치고 있다. 관광객들이 한번 휙 둘러보고 가는 수준의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장흥군도 전문인력 채용을 고민하고 있으며 담양의 가사문학관은 최근 전문직 관장을 채용한 상태다.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문학관이 전문직 채용을 고민하고 나선 데는 전시물이 아닌 운영만이 관광객을 끌어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이다.


순천문학관은 순천 출신 작가 김승옥과 정채봉의 문학세계를 기리는 문학관이다.
순천문학관은 주변 순천만과 조화를 이루는 정원형 초가건물 9동으로 건립돼 지난 2010년 10월 문을 열었다. 사업비 30억원을 투입해 김승옥관, 정채봉관, 다목적관, 관람객이 쉬어가는 공간으로 쉼터와 추설당을 갖추고 있다.
당초 순천시는 10억원을 들여 해룡면에 150평 규모의 복합문학관을 건립하기로 했으나 업무협의 과정에서 순천만 주변으로 문학관 부지를 변경했다. 당시 순천시는 막대한 예산 증액을 무릅쓰고 예정지 변경을 추진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받았다. 순천시가 부지를 바꾼 데는 순천만에 대한 장기계획 때문이었다. 순천만과 문학관을 관광벨트로 묶는 것이다.

 

주차장에서 문학관까지 이동거리가 2~3킬로미터에 달하지만 순천만정원역에서 출발해 순천문학관역에 하차하는 ‘스카이큐브’ 운행으로 순천문학관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순천만정원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스카이큐브를 통해 자연스럽게 순천문학관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문학관만을 관람하기 위해 들른다기보다 동선이 잘 구성돼 있어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문학관을 간단히 돌아보는 식의 관람을 한다. 순천문학관의 전시실은 크게 정채봉관, 김승옥관, 복합전시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보다는 전시물 위주의 구성이다. 


현재 순천문학관에 배치된 전문인력은 없으며 관리 위주의 운영을 펼치고 있다. 이곳은 순천만자연생태공원에서 관리하고 있어 전문성이나 특징을 찾을 수 없고 문화해설사와 행정공무원이 현장에 배치돼 있는 상황이다. 별다른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아도 찾는 이들이 있는 것은 지리적 요인, 순천만 특수 때문이다. 
그러나 순천시의 전시물 위주 문학관 운영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는 제공할 수 있으나 문학관으로서의 경쟁력은 떨어진다.


한편 담양군은 조선 중기 이후 한국 가사문학을 꽃 피운 지역이다. 담양군에서는 가사문학 관련 문화유산의 전승․보전과 현대적 계승․발전을 위해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2000년 한국가사문학관을 개관했다.
가사문학관은 본관과 부속건물 등 대지 5017평에 건평 650평 규모로 국비, 도비, 군비를 합쳐 83억원을 투입한 전국 최대 규모의 문학관이다.


담양군은 개관에 앞서 1999년 ‘담양권가사와 그 유적의 조사분석 및 활용방안의 연구’라는 제목으로 용역을 실시해 2000년 5월 용역보고서를 도출했다. 용역내용에는 가사문학 연구, 홍보방안, 주요 행사 프로그램 및 운영 등 가사문학관에 대한 구체적인 운영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용역을 맡은 광주여자대학교 부설 문학예술연구소는 가사문학관의 조직과 업무분담을 기능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조직화하도록 제안했다. 효율적인 조직을 위해 관장을 중심으로 운영관리 부문, 큐레이터 부문, 교육홍보부문으로 구성해야 가사문학관의 목적에 부합되는 이상적인 조직구조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문학관 운영에는 용역 내용이 적절히 반영되지 못했다. 문학관에는 전문인력 배치 없이 행정 공무원과 문화해설사 등으로 관리 위주의 운영이 이뤄져 왔다.
가사문학관은 설립 이전부터 부지와 관련해 반대, 우려의 목소리가 커 어려움이 많았다. 주변경관과 어우러지지 못한 이질적 공간이 탄생할 것이란 우려도 높았다. 걱정과 달리 문학관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자연경관 때문에 문학관을 찾는 이들도 많다.


특히 넓은 부지에 잘 가꿔진 정원과 잉어 떼가 놀고 있는 연못 등은 또 다른 볼거리이다.
가사문학관은 최근 5년 동안 50만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 매년 10만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문학관을 찾는 데는 소쇄원, 식영정 등 주변 관광지와 밀접한 지리적 요인도 한 몫하고 있다.


한편 담양군은 ‘행정과 문학은 다르다’라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문학관의 전문성을 꿰차고자 새로운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에는 행정 공무원이 관장직을 맡아왔으나 올 1월1일자로 공직 입문부터 문화재 업무를 맡아 초기 문학관의 토대를 놓았던 학예연구사 윤재득 관장이 취임해 기대를 받고 있다.
전문인력 채용이 처음인 가사문학관은 발전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개관 15년을 맞은 가사문학관은 개관하면서부터 적립해온 학술진흥기금 10억원을 통해 시설 노후화를 대비해 리모델링을 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으나 문학관 기금을 조성해 대비해온 담양군의 움직임이 주목할 만하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