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욱하

(재경향우 수필가)

오랜만에 정말 멋진 영화 한 편을 봤다.
영화는 이번에 미국 배우 종합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미남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 온 자」라는 영화이다. 시작과 함께 휩싸이는 숨 막히는 긴장감에 영화관은 숨죽은 듯 조용해서 마치 나 혼자서 보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는 1800년대의 북아메리카를 시대 배경으로 하는 믿어지지 않는 실화를 소재로 했다.
돈에 목숨을 건 인간의 탐욕이 어떤 모습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모든 것을 잃었을 때 사람이란 과연 무엇이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주인공 휴 글래스(디카프리오)는 비버나 버펄로와 같은 값 비싼 가죽을 얻기 위해 모여 드는 모피 사냥꾼의 길 안내자다. 그런 그가 거대한 회색 곰에게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기는 처참하게 당하는 모습은 비록 컴퓨터 그래픽이라고 할지라도 압권이다. 사냥꾼 대장 캡틴 헨리(돔놀그리슨)는 쓸모없이 돼버리고 오히려 짐이 된 글래스가  숨이 끓어진 후의 뒤처리를 글래스의 아들과 존피츠 제럴드(톰하디)와 부리저(윌폴터) 대원 두 사람에게 현상금 300불을 약속하고 떠난다. 그러나 제랄드는 글래스를 반쯤 생매장하고 글래스가 목숨같이 아끼는 그의 아들마저 눈앞에서 죽이고 황량한 눈밭에 그대로 버린다. 이렇게 상상할 수 없는 죽음의 문턱에서 초인적인 의지와 말도 안되는 생존방식으로 글래스는 <레버넌트>가 된다.
부싯돌로 불을 붙이고 야생 동물의 간을 씹어 먹으며 죽은 말의 내장을 꺼낸 후 그 안에 들어가 살인적인 추위를 이겨낸다. 
관객은 생존권 자유권 행복 추구권 등 인간의 기본권뿐만 아니라 가죽을 얻기 위해 파괴되는 생태계 종말에 대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작품이 추구하는 주제는 인간적이라기보다는 추악한 동물적 본능의 이런 저런 모습만을 보여준다.
영화관을 나설 때는 오는 4월13일의 총선을 겨냥해 몸부림치는 정치인들의 모습 같다는 뜬금없는 생각이 오버랩 됐다. 그래서 그들만의 회식 자리의 덕담이 ‘살아서 다시 보자’라고 하지 않던가. 유권자에 대한 염치, 예의, 신의, 지조, 겸손 같은 품위 있는 덕목은 찾아볼 수 없다. 더구나 아름답지 못한 과거 행적이 드러날 때마다 변명에 급급 하는 모 정치인의 모습이 서글프고 안타까울 뿐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옥석을 제대로 고르는 지혜를 발휘해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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