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도 카페에도 주조장에도
조성훈 작가 곳곳 고양이 작품

▲ 고양이가 유리창 밖을 지나고 있나, 해남종합병원 내 미술관 옆 북카페 유리에 등장한 고양이 그림이 웃음 짓게 한다.

해남 곳곳에 숨어 있는 나비를 찾아라. 여기서 말하는 나비는 고양이다.
정확한 어원은 밝혀진 바가 없지만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소리 없이 가볍게 움직이는 모양을 두고 ‘나비 같다’는 표현을 썼고 팔랑팔랑 움직이는 나비를 쫓아가는 고양이의 모습에서 따왔다는 설도 있다.
나비들이 해남 곳곳으로 찾아들었다. 담벼락을 여행 중인 나비, 커피를 즐기는 나비, 정원을 거니는 나비, 식구들을 데리고 이동하는 나비들부터 홀로 노니는 나비까지 다양한 모습들이 해남 곳곳에 숨어 있다.
해남에 이렇게 많은 나비들이 찾아든 이유는 다름 아닌 회화를 전공한 조성훈 작가의 의도에서 비롯됐다.
올해 초 행촌문화재단에서 주관한 ‘풍류남도 아트 프로젝트-낙원 가까이 해창전’에서 해남과 인연이 된 조 작가는 고양이 작품을 남기기 시작했다.
조 작가는 숨어있는 고양이를 찾아다니면서 관람객의 시선을 확장시키고 있다.
유명작품이나 특정 공간에 국한돼 정해진 코스에서 작품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주변에서 만나는 작품, 아름다운 풍경을 둘러보듯 스쳐 가는 작품을 선보이고자 하는 의도에서다.
조 작가는 “전시공간 내부나 외부, 바위 등에 고양이를 그려 넣어 관람객에게 숨은그림찾기의 재미를 주고 싶다”며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나 해남 미황사의 불상 등 특정지역에 가면 꼭 봐야 할 것들을 관람하는 것 외에 즐길거리와 여운, 해학이 담긴 풍부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곳곳에 나비를 그리게 됐다”고 전했다.
고양이는 주민과 작가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도 하고 있다.
조 작가는 “지금까지 컴퓨터 모니터 잡지나 매체를 통해 작업을 했는데 해남 곳곳을 다니면서 색다른 작품을 하고 있다”며 “해창주조장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기도 하고 주변 마을 어르신들이 키우지 않는 고양이에게 매일 밥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들으면서 우리들의 삶과 밀접히 결합된 고양이를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고양이를 뜻하지 않는 공간에 그리는 재미는 크다고 덧붙였다. 조 작가가 해남 곳곳에 숨겨놓은 나비들의 풍부한 이야기를 만나러 가보자.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