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작가의 ‘은숙씨의 밥상’
행촌미술관 30일까지 전시

▲ 해남종합병원 내 행촌미술관에는 김은숙 작가의 ‘은숙 씨의 밥상’ 전이 열리고 있다.

9월 광주비엔날레 개막과 함께 오는 10월30일까지 전시회가 열리는 행촌미술관에 특별한 작품이 전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은숙 씨의 밥상’ 전은 김은숙 작가가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240일간 하루 세 번 자신의 밥상을 찍은 사진과 이를 영상으로 묶은 작품 전시회다. 남도의 밥상이 전시회 작품이 된 이례적인 전시회인 셈이다.
김은숙 작가는 10여 년 전 시간에도 구애받지 않고 혼자서도 가능한 취미생활을 찾던 중 사진을 접하게 됐다. 언제 어디서나 카메라만 있으면 가능한 취미생활, 특히 좋은 기억을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이 사진의 매력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사진이 누군가에 의해 인터넷에 올려지고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오늘의 포토, 이달의 포토를 휩쓸면서 ‘네이버’에서 발간하는 미술책에도 실리게 됐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김 작가는 행촌미술관 이승미 관장의 권유로 지난 2015년과 올해 개인전을 갖게 됐다. 
김 작가는 지난 10년간 주변의 자연을 사진에 담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어떤 작품을 전시할까 고민하던 중 점점 사라져 가는 남도의 정체성을 음식과 여성에게서 찾고자 8개월간 자신이 차린 밥상을 촬영했다. 
김 작가는 “8개월간 평상시 집에서 요리하는 음식을 사진에 담아 남도의 정체성을 음식에 담아봤다”며 “8개월간 집에서 밥을 먹다 보니 어떤 때는 밥도 하기 싫고 밥 먹는 시간을 깜박 잊고 지나칠 때도 있어 배달음식을 시켜 사진을 찍은 적도 있다”고 웃어 보였다.
김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행촌미술관을 찾은 군민들은 작품을 보고 다들 한마디씩 했다. ‘맛있어 보인다’, ‘작가들은 보통 우리와 다른 시각에서 사물을 보니 뭔가 큰 뜻이 있지 않을까’, ‘음식을 먹기 전 사진을 찍는 요즘 세대들에게 메시지를 주는 것이 아닐까’ 등 하나의 작품을 보고 다양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작품들을 제작한 김은숙 작가는 덤덤하다. 김 작가는 “해남에서 살면서 평상시 집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 사진을 보고 놀라는 게 더 이상하다”며 “하지만 항상 우리 주위에 있다고 해서 가치가 없다고 보는 것은 안 된다. 요즘과 같이 서양식 음식문화가 우리사회에 보편화된 상황에선 우리 남도의 것을 지키고 보존해 나가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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