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으로 나오니 설치미술됐네
수석으로 정원꾸민 석당수석원

 

▲ 해남읍 평동리에 자리한 석당수석원은 김옥렬씨가 평생 모은 수석으로 꾸민 정원인데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해남읍 한복판에 새로운 명소가 생겼다. 현재도 진행 중인 이곳은 벌써부터 입소문이 나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명소는 해남읍 평동길18에 위치한 김옥렬(79) 씨네 마당, 아담하면서도 고즈넉하게 꾸며놓은 이 정원은 야외 수석원을 방불케한다. 따라서 이름도 주인의 호를 딴 석당수석원이다. 
김옥렬 씨는 일찍이 교육계에 몸담아 온 교사 출신이다. 그는 30대 후반부터 전국을 누비며 수석과 더불어 살아왔다. 취미활동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어느덧 그는 수석계의 권위자로 이름을 알렸고 석당이라는 호도 얻었다.
석당수석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좁고 지저분하기만 했던 골목길에 위치해 있었다. 그러나 새로 도로가 확장되면서 그의 정원도 세상 한가운데 놓이게 됐다. 이에 그는 시원스레 뚫린 아스팔트길에 걸맞게 수석정원을 꾸몄다.
그는 집 안의 정원이 한눈에 조망될 수 있도록 담장을 낮게 쌓았다. 5칸 접집 전통한옥 집, 한옥 기둥의 주련은 분명 이곳을 거쳐 간 시인 묵객의 한시일 것이다. 주련에서 풍기는 묵향의 향이 한옥 건물에 고풍스러움을 더한다. 
넓은 앞마당에는 정갈하게 쌓은 돌탑들이 늘어서 있고 물기를 머금은 돌들은 저마다의 빛깔을 뽐낸다. 해맑은 봄볕을 한 몸에 두른 정원, 정원은 돌들의 잔치마당이자 주인의 감각이 살려낸 설치미술장이다. 
자동차가 귀한 시절 방학만 되면 배낭을 짊어지고 전국을 돌아다녔다는 김옥렬 씨의 노고가 돌탑 하나하나에, 수석 하나하나에 녹아있다. 
김옥렬 씨는 돌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원불교를 상징하는 일원상을 본떠 돌탑을 쌓았다고 한다. 그가 쌓아 올린 돌탑은 인간의 본성처럼 생하고 멸함이 없는 인과응보의 이치, 서로 만나는 원리를 원의 형태로 표현했다. 
그는 예향의 남도답게 자신이 소장한 돌들을 또 다른 설치미술로 끌어올렸고 이를 공유하고자 마당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했다. 돌들이 마당으로 나오니 생기가 더해졌다. 인간만을 위한 장식품이 아닌 빛과 바람, 꽃과 나비와 어우러지는 자연의 구성원으로 자리한 것이다. 여기에 담 너머 사람들의 시선까지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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