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화원 간척지 염해피해 심각
비가와도 뿌리발육 부진 한숨

▲ 언제 물이 차려나, 북일 내동마을 농민들이 1/10로 줄어든 수로를 보며 한숨을 짓고 있다. 이마저도 염분이 높아 벼 생산량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사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북일, 화원 등 간척지 논들의 염도가 높아지면서 모가 말라죽고 모내기를 아직 시작하지도 못한 농가도 발생, 농가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논바닥은 말라 쩍쩍 갈라졌고, 지난달 중순에 모내기 한 어린모는 누렇게 타들어 가고 있다. 
최근 해남지역에 2달 사이에 내린 비는 20~30mm 내외, 이미 염해피해는 예견된 상황이었지만 달리 손쓸 방법이 없다.
지난 15일, 모내기를 끝낸 화원면 석호리 일대의 간척지에서 염해피해에 대한 제보가 속속 이어졌다.
인근 담수호에 물이 있지만 염분 때문에 사용할 수도 없는 지경이다. 현재 수로에 고인 물의 염분농도는 0.7%, 이 물을 사용한 논은 사실상 염전에 가깝다. 15일 현재 화원지역에 보고된 피해지역은 2.2ha로 이후에도 피해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염기가 많아 관정조차 팔 수 없는 간척지 논이어서, 이달 안에 비가 오지 않으면 모내기는 물론 대체작물도 불가능해 한 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화원면 석호리에서 농사를 짓는 이 모 씨는 “가뭄에 물은 없고 아쉬운 데로 금호호 물을 사용했는데 염해 때문에 심어놓은 것들이 다 죽어버렸다”며 “예비 모를 신청해 놓은 상태인데 당분간 비 소식도 없어 올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이다”고 하소연했다.
북일면도 피해가 심각하다.
북일 사초리, 내동리 등 간척지 논들에서 염해 피해는 물론 아직 모내기를 하지 못한 농가도 36%에 달하기 때문이다.
북일면 390ha 면적의 간척지에서 해남주민의 논은 55농가 154ha에 이른다. 하직만 현재 모내기를 마친 농가는 64%에 그치고 있으며 이마저도 염해 피해로 다시 모내기를 해야 할 판이다.
염해와 가뭄으로 벼가 말라죽어 재 이앙을 신청한 농가는 15일 현재 28농가 132필지로 보고됐다. 더욱 문제는 담수호로 쓰고 있는 사내호의 염분농도다. 농민들은 사내호의 물을 펌핑해 돌려가며 쓰고 있는데 그 물에 염분이 높아져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일 내동의 한 농민은 “관정을 파서 올라온 물도 염분이 높고 어떤 이유에선지 담수호의 물도 염도가 높다.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고서는 그럴 수가 없다”며 “관계기관에서는 모내기를 하지 말 것을 권유하는데 모판의 모들은 이미 뻣뻣해져서 지금이 아니면 심지 못한다. 또 재이앙을 한다고 해도 이미 담수호 물에 염도가 높아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앞으로 비가 온다 하더라도 이미 심어놓은 벼들의 뿌리생육이 좋지 않아 정상적인 수확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해남군에서는 재 이앙 볍씨를 마련하고 전수조사에 나서는 등 강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길어지는 가뭄에 사실상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가뭄피해를 예상해 20ha 규모의 예비모를 준비했는데 현재 10ha규모의 모를 키우고 있으며 나머지 10ha는 볍씨를 키우고 있다”며 “담수호 상류지역은 그나마 피해가 덜한데 하부지역의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다. 25일 이후에 다시 모내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지만 일단은 염도를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모내기 마지노선은 7월 초다. 이때를 넘기면 수확 자체가 불가능하며 7월 초에 모내기를 한다 해도 수확량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농민들은 가뭄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국회에서는 특별법을 제정해 농민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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