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폐사 매년 더 심각
정확한 원인 알 수 없어 

 

 

 전복 치패 양식장에서 어린 전복이 육상양식장 먹이판 위로 올라와 폐사하는 ‘벽오름’ 현상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해남을 포함한 인근 완도, 진도 등 전복 치패를 양식하는 곳에서 벽오름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큰 피해 없이 스쳐 가는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완도의 고금과 약산면, 완도읍을 중심으로 30~40%가량의 전복 치패가 대량 폐사했고 해남지역도 그 피해가 해마다 늘고 있다.
해남지역은 화산, 황산, 임하도, 우수영 등에서 전복 치패를 기르고 있는데 대부분의 양식장에서 벽오름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매년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잠깐 나타났던 벽오름 현상이 올 들어 유독 심하게 나타났다.
전복 치패 양식 관계자는 “매년 벽오름 현상이 나타나긴 했는데 올해 들어 유난히 심하다. 3~4월 시기만 잘 넘기면 걱정이 없었는데 최근 인근 타 지역 양식장에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다”며 “더욱이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피해 개체가 매년 늘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원인에 대해서는 수온과 밀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는 평년보다 0.5도~1도가량 수온이 낮아졌는데 벽오름 현상은 주로 수온 21~23도에서 발생했다. 21도 이하거나 23도 이상에서는 벽오름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올해는 해당 수온 기간이 평년보다 길게 유지됐기 때문에 벽오름 현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전복협회 김해흥 사무장은 “해남지역도 갈수록 벽오름 현상에 따른 피해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벽오름 현상은 수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배합사료의 과대공급으로 바닷속에 세균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치패의 내장기관이 손상되면서 나타나기도 한다”며 “많은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하는 만큼 질병이나 세균에 대한 보다 정밀한 조사와 원인규명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민들에게 성장이 끝난 치패를 공급함에 있어 지금까지는 무리가 없었지만, 벽오름 현상이 확산될 경우 전복시장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에서는 40~50년 전부터 벽오름 현상이 발견됐으며, 국내에서는 1989년 종묘시험장에서 최초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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