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품격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짜우포충 저 / 더퀘스트 펴냄

 

 천벌을 상징하는 천둥의 불빛처럼 기자들의 사진기 플래시가 한 사내의 얼굴을 향해 터졌다. 올백을 한 머리에 꽉 다문 입, 바닥 방향을 쫓아 내리깐 시선은 어딘가 낯설지 않다. ‘공관병 갑질 사건’으로 지난 8일 군 검찰에 출석한 박찬주 대장의 모습이다.  
여기에서 필자는 장성 한 사람을 개인으로 보지 않고 기관이라고 말한다. 개인은 탐욕을 부릴 수 있다. 그러나 기관이 탐욕을 부렸을 때 그 피해는 다수의 힘없는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따라서 기관의 이기심은 국가의 법치에서 통제돼야 한다는 것에 반론을 펼치는 사람은 다수 의견일 수 없다. 
마이클 샌델의『정의란 무엇인가』와『왜 도덕인가』를 읽은 독자라면, 어쩌면 짜우포충의 책은 조금 식상할지도 모르겠다. 정의(正義)를 어떻게 갑남을녀가 이해할 것인가의 문제부터 이 책이 시작됐다면 더욱 그러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는 독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국가는 무엇을 근거로 나를 통치하는가? 내게 왜 국가에 복종해야 할 의무가 지워지는가?”
여기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 합리성이라는 것은 구성원 다수가 인정할 수 있는 논리여야 한다. 
짜우포충의 책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제목은 국가의 품격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이지만 그 울타리 안에는 자유, 평등 그리고 정의 속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제도를 어떻게 완비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강력한 리더에 의한 카리스마적 사회적 변화에 더 끌리는 듯하다. 이것은 매우 위험하다. 사람이 바뀌는 것에 따라 제도가 일희일비 된다면 그것은 국가적 재산 낭비는 물론이요 국민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제도는 집과 같은 것이다. 사람은 세입자이다. 세입자는 들락날락할 수 있지만 제도는 잠깐의 인테리어는 할 수 있어도 단단하게 있어 줘야 한다. 결코 품격은 경거망동하지 않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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