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엔 반토막 예상
해남 4개교 학급정원 대란

 

 내년 고등학교 신입생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해남군 4개 고등학교 입학정원은 570여 명, 하지만 현재 중학교 졸업 예정자는 전체 555명에 그치고 있다. 특히 예체능과 명문사립고 입학을 위해 타지로 떠나는 학생들까지 감안하면 해남지역 고등학교의 신입생 미달사태와 함께 학급 내 정원감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같은 문제는 장기간 지속된 초중학생 수의 감소에서 비롯됐다.
중학교 졸업생 수를 살펴보면 2010년 816명에서 2012년 789명, 2016년 680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해남군은 합계 출산률 1위를 5년 연속 기록하고 있지만 인구절벽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2017년 초등학교 신입생 입학 수는 472명, 모든 학생들이 해남지역에 머문다고 가정해도 지금의 고등학교 정원에는 한참 모자란 수치다.
더욱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과정에서 매년 20%가량이 타시군의 학교로 진학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10년 이내 고등학생 수가 지금의 절반 가까이 감소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해남에는 미술, 체육 등 예체능 계열의 특화된 고등학교가 없고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우수인재의 유출도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전남의 3대 명문사립고라 불리는 장성고, 창평고, 능주고 등으로 내신 5%대의 인재가 매년 빠져나가고 있다.
다행히 2015년과 2016년 취학아동 수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지만, 현 취학아동으로 고등학생 정원수 감소를 막기에는 무리가 있다.
교원수가 한정된 각 학교에서도 학급당 인원을 줄이는 방법 이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
해남고의 경우 학급당 정원수 25명에서 내년에는 24명으로 줄 계획이다. 
해남교육지원청은 공동학구제를 시행했다. 초등학생의 경우 해남읍에 동초와 서초에 취학아동이 몰리는 과밀화를 억제하고 거점별 우수 중학교인 북평중 등으로 진학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결과적으로 지역 내 학생수의 분배에는 일조하지만 해남전체 학생수를 늘리는 데는 효과가 없다.
학생수가 줄어드는 농어촌은 통폐합 이외 뾰족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인근 함평에서는 공립학교 1곳과 사립학교 2곳이 통폐합한 함평중학교가 지난 1일 정식 출범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학생수 감소로 존립마저 위태로운 농어촌지역의 소규모 학교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학생수 감소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학생수 절벽위기를 학교의 위기보다는 학생 교육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학교 통폐합이라는 ‘양적 조정’보다는 교육과정의 내실을 다져 지역 인재 발굴에 힘쓰는 ‘질적 조정’을 목표로 학생의 수준을 높이고 타 지역으로 떠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예체능 등 특수과목에 집중하는 아이들을 위해 초중고 각 학교가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과 연관된다.
당장 해남서초의 국악관현악단만 보더라도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해남지역 내 중학교에 국악관현악단이 없어 국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진로가 막막한 실정이다. 이는 해남동초의 수영부와 리틀야구단도 마찬가지다. 특수계열에 중점을 둔 학부모들은 유학 또는 포기라는 극단적인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명문대학교 진학과 취업률에만 급급한 지역 내 중고등교육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고등학생 수는 8만2758명(4.7%) 감소해 지난해 감소 폭인 3만5809명(2%)의 두 배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해남지역은 전국 감소률 4.7%의 3배를 뛰어넘는 16.2%가 감소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입학생 추이를 보면 10년 뒤 현재 고등학생 인원의 절반에 가까운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학령인구 절벽이 이미 정해진 수순대로 진행되고 있다면 교육기관도 이에 따른 대책마련에 힘써야 한다. 복지정책 예산대비 청소년 정책의 심각한 불균형 해소와 주민들의 심각성 인지 등 민관이 함께 나서 고민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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