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것인가』  유시민 저/ 생각의 길 펴냄

 

 사춘기가 10대 때 겪는 것이라면 중년이 겪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일컫는 말은 무엇일까. 오춘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 세계에서 어떤 존재일까라는 질문은 세대를 막론한다. 
「지난 10년간 정치는 내 직업이었다. 내 일이었다. 그런데 글쓰기와 달리 정치는 내게 일인 동시에 놀이일 수는 없었다. 정치활동의 일상적 과정이 내게는 즐겁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를 직업으로 삼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원래 직업이란 안정적 수입을 가져다주는 생업을 의미한다. 적어도 내게는 정치가 생업으로서 적합한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왜 정치를 했는가? 내게 정치는 연대의 한 방법이었다.」 
저자 유시민은 ‘정치 활동’에 대한 집중보다는 글 쓰는 노동자의 삶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글을 쓰는 행위는 무엇일까. 세상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에 화두와 담론을 제공하는 일 아닐까. 그래서 필자는 말 잘하는 정치인 유시민보다 소소한 삶의 울림을 전달하는 작가 유시민이 더 반갑다. 
‘나’를 나타내는 말이 라틴어로 에고(ego)이다. 에고를 인식한 사람은 꿈을 이야기할 때 직업만을 말하지 않는다. 직업은 에고의 사고 범위를 확장시켜줄 도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에고가 확실한 사람은 자신의 장단점을 분명하게 깨닫는다. 그리고 그것을 인생의 불확실한 순간마다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도 안다. 
저자는 어떤 사람으로 살 것인가를 어떻게 놀 것인가로 바꿔 독자에게 묻는다. 까짓 잘 놀면 돼. 그런데 노는 것만 전부가 아니다. 「물질적 풍요와 민주적이고 평등한 제도를 확보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다 풀리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불합리하고 낡은 생각에 얽매어 행복한 삶과 의미 있는 인생을 스스로 훼손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삶의 주체가 아니라 무엇인가의 도구가 된다」
낡은 생각은 무엇일까. 나이가 많든 적든 간에 우리는 낡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때론 숨을 헉헉거리게 온몸을 감싸기도 한다. 세계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각자 나름대로 고수하는 신념이라는 것도 있다. 그 신념이라는 것은 또 무엇일까. 온전하게 책이 삶의 방향을 꼭 찍어 저리로 가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저 유시민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잘 놀고 있는지, 그리고 나는 앞으로 놀면서 어떤 사람이 될지 반추하면 그뿐인 책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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