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 유골 3D 복원합성, 유전학적 형질조사
5천원 율곡·5만원 신사임당 그린 이종상 작품

 

▲ <고산 영정>

 

 고산문학축전이 오는 20~21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고산윤선도유물관전시관에 전시된 고산 윤선도 영정에 관심이 높다. 
초상화를 남기지 않았던 고산의 얼굴, 어떻게 재현했을까. 국가표준 영정 88호로까지 지정된 고산영정은 선대 유골의 3D 복원합성과 유전학적 형질조사 등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영정그림은 5000원권 지폐의 주인공인 율곡과 5만원권의 신사임당 그림을 그린 이종상 화백이 맡았다.
2009년, 해남윤씨 귤정공파 문중에선 중대한 결정을 한다. 국문학에 있어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고산 선조의 영정이 출판사마다 제각각이어서 표준영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귤정공 문중은 국가표준영정에 맞게 과학적인 접근으로 고산의 얼굴을 재현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고산영정추진위원회 구성에 이어 1억3000만원의 예산을 세운다. 또 우리나라 표준영정의 대가 이종상 화가에게 그림을 맡긴다.

 고산의 얼굴을 재현하는 기간은 2009년부터 2012년 9월까지 3년이 소요됐다. 
2007년, 경기도 여주에 있던 고산의 친부 윤유심과 경기도 광주 경인읍에 있던 모친 순흥안씨, 고산의 맏형인 윤선언의 묘소가 해남군 현산면 금쇄동으로 이장되게 된다. 그런데 모친 순흥안씨와 윤선언의 관에서 온전한 유골과 함께 120여 점에 이르는 저고리와 수의 등이 발굴됐다.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에서 '해남윤씨 귤정공파 광주 출토 유물 및 복제품' 특별전이 열렸을 만큼 이때 발굴된 복식은 임진왜란 전후의 복식 연구에 중요한 유물로 떠올랐다. 의복의 보존상태만큼 유골의 보존상태도 좋았다는 의미이며 이때 수습된 유골은 사진으로 남게 된다. 고산의 부친은 후골상만 남아 있었고 모친과 맏형은 유골전체가 남아 있었다. 

 고산 영정을 제작하기 위해 이때 촬영된 모친과 형의 유골은 3D로 복원합성 하는 과정이 진행됐고 고산의 용모와 관련된 각종 기록의 고증작업도 더해졌다.
또 녹우당 현 종손인 윤형식 씨와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사진, 여기에 시제를 모시러 온 후손들의 얼굴촬영 사진까지 더해졌다. 
기존의 초상화에서 시도된 바 없는 과학적인 제작방법이 동원된 이 영정은 고산이 세상을 떠난 지 300여 년 후에 재작돼 현재 고산유물전시관에 전시되게 됐다. 
한편 고산 영정을 그린 이종상 화백은 5천원권 지폐의 율곡과 5만원권의 신사임당 그림으로 유명하다. 이 화백은 서울미대 재학시절 국전에 내리 특선했고 졸업 후엔 24세 약관의 나이로 국전추천작가가 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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