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영 남자들소리 보존회
전남민속예술경연대회 출전

 

 

▲ 우수영 들소리 보존회 회원들은 오는 20일 열릴 전라남도민속예술경연대회 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평균나이 75세인 문내면 우수영 들소리 보존회(회장 박귀만)가 맡은 직무는 결코 작지 않다. 부모들이 이어왔던 우수영의 남자들소리를 복원하고 잇는 일이 이들의 두 어깨에 달린 것이다. 노령인 이들이 우수영 남자들소리를 복원해 세상에 내놓은 지도 4년이 흘렀다.
보존회 회원들은 20년째 게이트볼을 치며 친분을 쌓아온 이들이다. 그러다 4년 전 박 회장을 중심으로 들소리 보존회를 구성해 복원작업에 들어갔다. 

 60년대까지만 해도 들녘 어디서나 울려 퍼졌고 부모들이 불렀던 농요. 그 추억과 기억을 되짚어가며 연습을 거듭했다. 다행히 KBS방송국 권오성(전 한양대 교수) PD가 60년대 우수영에서 녹음한 음원이 남아있어 복원에 힘을 얻었다. 그러나 나이 먹어 그 긴소리를 외우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었다. 
박 회장은 “처음 들소리를 복원하자는 말에 회원들 모두 반신반의했다. 북에 ‘북’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28만원의 거금을 들여 북을 사고 쪼그리고 앉아 연습을 시작했다. 다들 허리 아프고 무릎이 저려 꼼짝달싹 못하겠다는 푸념이 쏟아졌지만 공연 출연 복을 입고 첫 무대에 선 뒤로는 모두 즐겁게 북을 잡고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크고 작은 무대에 자주 오르다 보니 목표도 생겼다. 목표는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지정. 무형문화재로 당당히 인정받아 활동할 수 있다는 자긍심과 함께 강사비라도 지원을 받는다면 회원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 들소리 보존회의 최대 난제는 인력 충원이다. 엄연히 따지면 우수영 남자 들소리 보존회지만 현재 회원비율은 남녀 각각 절반인 데다 회원수는 20명이다. 그만큼 사람이 부족한 것이다. 이들이 현재 준비하고 있는 무대는 오는 20일 열리는 전라남도민속예술경연대회이다. 하지만 최소 35명은 넘겨야 한다는 주최 측 설명에 부랴부랴 인력충원에 나섰지만 쉽지만은 않다.
박 회장은 “처음 30명으로 시작했는데 도중 그만둔 사람도 생겨나고 건강상의 어려움도 있어 인력이 20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새로 충원된 회원이 있어 다행이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80세가 넘어가니 숨이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며 “현재 보존회에 새로 들어온 58세의 젊은 회원 두 명을 제외하곤 모두 70대 중반이다”고 말했다.
씨앗을 거둬줄 젊은 회원의 충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전라남도 문화재 지정이라는 최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이를 이어갈 회원이 없다면 모두 허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처럼 힘든 여건이지만 들소리 보존회 회원들의 삶은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생겼다. 자신들의 노력을 펼쳐 보일 무대가 생기고 목표가 생긴 것이다. 당연히 삶이 즐겁고 정신도 건강해졌다. 

 박 회장은 “평소 털털하게 지내다가 희고 깨끗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서면 그때만큼은 그 누구도 부럽지 않다. 어릴 적 마을 어른들이 들녘에서 부르던 흥얼거림이 문화예술로 승화돼 우리를 무대 위로 세웠고 또 목표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매번 깜빡하는 장문의 들소리를 외우기 위해 노력하고 끓임 없는 움직임을 통해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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