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영 월드푸드 보람마트
가게 넘어 외국인 소통공간

 

▲ 우수영 3거리에 위치한 ‘WORLD FOOD 보람마트’는 중국, 베트남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 근로자들이 이용하는 식료품 가게이다.

 해남의 농사와 어업활동은 이젠 전적으로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반영하듯 외국 식료품 마트도 해남에서 3곳이 영업 중이다.  
해남읍에 2곳, 우수영에 한 곳이 있다. 
우수영 삼거리에 위치한 ‘WORLD FOOD 보람마트(대표 김민정)’, 가게에 들어서면 향신료 냄새가 먼저 반긴다. 한국인 손님들 중 향신료 냄새에 코를 막고 들어오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이 가게는 오후 5~6시가 가장 바쁘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주로 밭일과 바다에서 전복일, 공사장 일을 하기에 이들의 하루일과가 끝나는 이 시간이 가장 바쁘다는 것이다.
20평 남짓한 이 가게의 80%가 외국계 제품이었다. 여느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초코파이나 새우깡, 다이어트 제품으로 각광 받고 있는 바실시드와 함께 망고 말린 것, 보드카, 외국 스낵 등이 진열돼 있다. 

 계산대 위로 펼쳐진 만국기처럼 각 나라의 제품이 진열돼 있는 것이다. 
이곳을 이용하는 이들은 태국, 베트남, 중국, 러시아 등 국적이 다양하며 주요 연령층은 20~40대층이다. 의사소통이 어려울 때는 스마트폰에 깔린 구글앱을 통해 해결한다.
김민정 대표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해남에 외국인 근로자 수가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 틈새시장으로 가게를 냈다. 그러나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국적이 너무 다양하고 또 이 외국인 근로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까지 1년여 시간이 걸렸다.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진으로 찍어 보여달라고 요청하고 그 사진을 도매상들에게 전송해 같은 제품을 보내달라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또 가격을 정하기도 힘들었단다. 정상적으로 가격을 말하는 외국인 근로자도 있지만 때론 아주 싸게 부르는 근로자들도 있어 속기도 하지만 김 대표는 개의치 않는단다. 배워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상대로 가게를 운영하면서 연민도 생겼다고 한다. 한국의 화폐단위를 몰라 헤매는 이들에게 친절히 안내해주고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하다 보니 근로자 중 힘들 때 찾아와 엄마라 부르거나 이모라 부르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김 대표에게 있어 이주여성은 안쓰러움이다. 가정에서의 세대 간 차이도 힘든데 문화적 차이도 커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다. 그 차이를 이겨내지 못해 뛰쳐나가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이해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을 친구라고 부르는 김 대표는 식료품 가게를 넘어, 고단한 외국 생활을 하는 이들이 사람의 향기를 찾아 들르는 그러한 공간으로 키우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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