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공화국, 해남유토피아」

 

 

 고산(孤山)공화국에 이어 오늘은/ 남주(南柱)공화국의 깃발이 펄럭이는 날/……//해남이여, 오욕의 세월 속에/ 참숯이 되어버린 그대의 자존심 나는 안다.//……//귀양다리 피와 살이 얽힌/ 해남 들녘에 우뚝한 시인 공화국!//……//오늘 나 귀향(歸鄕)이란 이름으로/ 고향 땅에 스스로를 귀양 보냈네.// 두려움 없이 새 세상 기약하며/ 새 나라의 깃발 끝내 보겠네.// 고산(孤山)공화국 만세!/ 남주(南柱)공화국 만세!// 유배(流配)공화국 만세!/시인(時人)공화국 만세!// 유배공화국 해남 유토피아! 중
윤재걸 시인이 해남으로 귀향한 이후 20여년 동안 일군 시집『유배공화국, 해남유토피아』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지난 1일 광주시 동구 민들레소극장에서 열린 출판기념회는 이명한, 김준태, 나종영, 박호재, 박관서, 이승철 문인과 땅끝시인 김경윤 교사, 땅끝문학회(회장 박태정) 회장이 참석해 축하했다. 이날 윤재걸 시인은 촛불의 정신을 기억하자고 말문을 연후 “저는 70년대와 80년대 초반, 정보부와 보안사를 넘나들며 척추가 두 번 부러지며 박정희와 전두환의 정치 터널을 어렵사리 통과했습니다”라며 시와 시대와의 관계를 설명했다. 

 윤재걸 시인이 펴낸 시집 중 79년의『후여후여목청갈아』와 85년『금지곡을 위하여』는 금서여서 일반 사람들은 볼 수 없었다. 그 후 30여년이 지나 올해 출간된『유배공화국, 해남유토피아!』는 정권의 해악 없이 순산한 작품이어서 시인의 지난 인생이 퍽 고단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한편 윤 시인은 75~80년 근무한 동아방송에서 신군부에 의해 해직됐고 이후 가까스로 복직한 동아일보에서도 해직된다. 89년 한겨레 기자 시절엔 ‘서경원 의원 밀입북 사건’으로 구속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윤 시인은 2001년 4월에는 민주화보상심의위로부터 민주유공자(1980년 8월 동아일보 강제해직 건)와 민주상이자(1971년 10월 ‘서울대생 내란음모사건’ 배후조종 고문후유)로 인정받았다.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르포집 <국회 5공 청문회>, 평론집 <작전명령 화려한 휴가>, <정치,너는 죽었다>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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