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소장전 
23~4월5일 프로방스 카페

▲ 김광호 소장전에는 세계 한정판매 만년필과 각 나라 올림픽 기념품, 한국 유명화가들의 작품이 나온다.(이동주 시비에 새겨진 서희환 선생의 평보서체 원본)

 ‘여울에 몰린 은어떼. 삐비꽃 손들이 둘레를 짜면 달무리가 비잉 빙 돈다. 가아응 가아응 수우워얼 래에 목을 빼면 설움이 솟고.’ 대흥사 입구에 세워진 해남 출신 이동주 시인의 시비다. 
이동주 시인의 시비가 세워진 때는 1980년. 3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시비의 원본을 보관해 온 주인공은 해남군노인회 김광호 회장이다.
비의 글씨는 1995년 작고한 평보 서희환 선생이 썼다. ‘평보서체’라 불리는 글씨체는 조선 초기 간행한 월인천강지곡에 나오는 한글서체 즉 판본체이다. 한자서체인 전서체의 맛이 풍기도록 창작한 글씨체이다. 
김광호 회장은 서희환 선생의 글씨를 복사해 비에 새기고 원본은 자신이 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해남군청이 새로 지어지면 시비 원본을 기증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83년을 해남에서 살아온 김 회장은 시비 원본을 비롯해 동양화와 서양화, 사진기, 만년필, 기념주화 등 숱한 작품과 기념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들 작품들이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온다. 
해남우리신문이 마련한 해남중장년 문화놀이터에 나올 김광호 소장전은 오는 23일부터 4월5일일까지 프로방스카페(해남신협 2층)에서 열린다. 오픈식은 23일 저녁 7시이다. 
소장전엔 올림픽을 기념하고, 대통령 취임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주화 등 한국현대사도 읽을 수 있는 작품들도 등장한다.  
예향도시 해남을 찾아온 숱한 화가들의 그림 100점도 나온다.
김 회장은 화가들이 해남을 방문할 때마다 작품을 구매했다. 배고픈 화가들을 돕기 위해 구매한 작품들이지만 지금은 귀한 작품들이 됐다. 
김 회장의 소장품은 특이한 것이 많다. 독일의 몽블랑 회사에서 세계 위인들의 이름을 붙여 만든 만년필은 4810개 한정판이다. 김 회장은 이때 10개 구입했는데, 이번 전시회에 선보일 예정이다. 4810개라는 숫자는 몽블랑의 높이 4810m를 의미한다. 대통령 취임기념 시계 10개도 나온다.
한편 김광호 회장은 해남청년회의소, 해남군축구협회, 해남군의용소방대연합회, 해남로타리클럽, 해남목련로타리 등을 창립한 이로 83년간 지역민과 애환을 함께 했다.
초대 해남군의원 의장도 역임했다.
김 회장은 나이가 들어 생을 마무리하는 시기에 그동안 모아 뒀던 소장품을 전시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차 한 잔에 지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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