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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야 놀자…바둑이와 철수는 어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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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14  17: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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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름 모여라 ③영희]

초등교과서 덕분에 추억 깃든 이름
이름 중 예쁘고 착한 이미지 대명사


“영희야, 이리 와. 나하고 놀자. 영희야, 이리 와, 바둑이하고 놀자” 당시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표지에는 영희와 철수가 등장한다.

1948년부터 철수와 함께 바둑이와 어울리며 교과서에 등장한 영희. 일제강점기 교육 청산과 6·25 이후 재건 속에서 철수와 영희는 착하고 예쁜 아이로 국어와 바른생활 교과서에 등장했다. 초등교과서 최장기 등장한 이름. 덕분에 영희와 철수는 대한민국 대표 커플이기도 하다.

검정 고무신에 보자기 책보를 걸치고 다녔던 시절, 교과에 등장한 영희의 모습은 부러움 자체였다. 운동화에 가방, 빨간 원피스를 입은 영희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교과서에 등장해 어렸을 때부터 친숙한 이름인 철수와 영희. 영희가 등장한 교과서는 그래서 가장 추억의 교과서이기도하다.  

2005년 개봉한 영화 철수영희도 유명하다.

부산에 가면 철수와 영희라는 식당이 있고 경기 부천시에는 철수와 영희 자동차 판매점도 있다. 철수와 영희 인터넷 쇼핑몰도 있고 철수와 영희 출판사도 있다.

영희가 초등교과서에 나왔을 당시 학교에 다닌 이들은 자치기와 고무줄놀이, 딱지치기를 하며 자랐다. 교실에서 영희야 놀자, 바둑이하고 놀자를 큰 소리로 읽었던 여자아이들은 운동장에선 공기놀이를 하며 친구들과 어울렸다.

당시 부모들은 태어난 딸에게 교과서에 나온 친숙한 이름인 영희를 지어줬다. 영희처럼 착하고 예쁘게 자라라는 의미에서이다. 그래서인지 영희라는 이름은 어여쁘고 동심어린 이미지가 강하다. 영희는 초등교과서 최장기 등장한 이름이지만 당시에 가장 많이 지어진 이름은 아니었다.

이름도 시대의 흐름을 타듯 1945년 가장 유행했던 여자 이름은 ‘영자’다. 1948년엔 영자가 아닌 ‘순자’가 유행했고 그 이후엔 ‘영숙(1958년)’, ‘미경(1968년)’, ‘미영(1975년)’, ‘지영(1978년)’, ‘지혜(1988년)’, ‘유진(1998년)’ 등 해마다 인기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다 2005년과 2008년, 2009년엔 ‘서연’이라는 이름이 1위를 차지했다.

흔한 남자 이름으론 1945년, 1948년, 1958년 세 번 연속 ‘영수’가 1위를 차지했다. 1968년부턴 ‘성호(1968년)’, ‘정훈(1975년, 1978년)’, ‘지훈(1988년)’, ‘동현(1998년)’이란 이름이 많았고, 2005년, 2008년 2009년엔 ‘민준’이라는 이름이 가장 인기를 끌었다.

40년대와 50년대 남자 대표 이름인 영수나 영철에 들어간 ‘영’ 자는 전쟁과 가난 속에서 오래 살라는 의미로 ‘길 영’ 자가 많다. 여자 이름엔 ‘자’ 자와 ‘숙’ 자가 많았다.

공교롭게도 영희와 철수 이름은 한 번도 1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대법원이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을 통해 매달 공개하고 있는 이름을 보면 최근 신생아 인기 이름 1위 남자아이 이름은 민준에 이어 서준, 주원 등 순이다. 여자아이 이름은 서윤이 가장 인기 있고 서연, 민서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요즘 부모들은 어감이 부드럽고 영어로 발음할 때도 편한 이름들을 선호하고 있다.

예전에는 발음보다 뜻을 중시한 이름이 많았던 것과 대별된다. 시대와 세대에 따라 유행이 달라지듯 이름도 그 변화상이 뚜렷하게 반영하고 있다.
추억의 이름인 영희와 철수, 그 추억이 담긴 시도 있다.


철수와 영희가 손 붙잡고 간다
철수는 회색 모자를 썼고
영희는 빨간 조끼를 입었다
바둑이는 보이지 않는다
분수대 앞에서 맨손체조를 하고 있는
창식이 앞을 지날 때
영희가 철수의 팔짱을 낀다
창식이는 철수가 부럽다

철수와 영희가 벤치에 앉아
가져온 김밥을 먹는다
철수가 자꾸 흘리니까 영희가 엄마처럼
철수의 입에 김밥을 넣어준다
공원 매점 파라솔 그늘 아래 우유를 마시던
숙자가 철수와 영희를 바라본다
숙자는 영희가 부럽다

일흔두엇쯤 됐을까
철수와 영희는 동갑내기일 것 같고
창식은 좀 아래로 보인다
물론, 영희와 철수는 부부다

<윤제림 시인의 철수와 영희>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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