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  박연숙 저/ 지상의 책 펴냄

 

 박연숙 작가의「소설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는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사랑, 우정, 자유 등을 난해한 철학적 맥락을 파괴하고 쉬운 말로 구성한 책이다.
작가는 당연한 것에 대해 당연하지 않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불편한 것에 대해 불편하지 않은 방식으로 대화하기를 좋아한다. 청소년들에게 공부 열심히하라는 면박을 주는 것을 지양하고 대신에 너 자신을 찾는 철학 여행서로 놀아보자고 독자에게 권유한다. 풍성한 스토리텔링은 독자의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 올린다.
주어진 것만 지겹도록 받아들이는 사람과 자신의 판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놓는 사람의 삶의 질은 천양지차다. 미래사회는 지식이 많은 사람보다 적은 지식이라도 변용할 사람을 필요로 한다. 그것이 바로 아이디어 전쟁이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랐을 때 작가는 넌지시 독자에게 묻는다. 나는 내 영혼의 선장인가? 크건 작건, 자신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타인이 만들어 놓은 토대 내에서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삶의 질 안에서 사고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 과정은 어떻게 알 수 있는 것일까. 철학적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그 철학자가 되어 그 높이에서 사유를 해보는 것이다. 
왜 그러면 하필이면 철학과 소설일까. 철학이 관념의 그릇이라면 소설은 세속의 그릇이기 때문이다. 허무맹랑할 것 같은 소설의 이야기는 실은 우리의 진짜배기의 삶을 극대화한 것이다. 합리적인 이성만이 강요되는 것이 아니고 모순투성이의 인간 감정을 노래한 것이 소설이다. ‘옳다, 그르다’라는 고정관념으로써 세상을 대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에 책에서 철학은 어떻게 정의했는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궁금해하고, 자꾸 말을 걸어보는 것이다. 자신에게 질문 후 찾아오는 나에 대한 온전한 공감은 자신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 내지는 존중의 감정을 키우는 일이다. 궁극에는 그것이야말로 공동체를 생각하는 삶이다. 남이 시혜처럼 주는 선물이 아닌 내게 절로 다가온 영혼의 울림 같은 것은 아닐까.   
             

김성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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