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사, 서산대제 
유교식 국가제향으로 봉행

▲ 대흥사는 ‘탄신 제498주년 호국대성사 서산대제’를 조선시대 유교식 국가제향으로 재현했다.

 정조대왕은 부국강병을 꿈꾼 임금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기울대로 기울어버린 조선을 다시 세우기 위해 노력했던 젊은 왕 정조는 서산대사의 정신을 통해 호국의 이념을 살리려 했다. 
따라서 정조는 대흥사에 표충사를 짓게 하고 직접 쓴 표충사 사액현판을 내린다. 그리고 예조정랑과 각 고을 군수와 현감으로 하여금 제향을 거행케 하는 등 국가차원의 서산대사 제를 지내게 한다. 또 정조는 제의 순서와 음식 진설도 등도 직접 써 보낼 정도로 서산대사에 대한 추앙이 컸다. 
정조의 이러한 노력으로 불교를 배척했던 권문세족들도 대흥사를 향해 인사를 해야 했고 대흥사는 조선시대 때 충의 사찰로 추앙을 받았다.  

 ‘탄신 제498주년 호국대성사 서산대제’가 지난 7일 대흥사에서 거행됐다.
‘서산대제’는 정조대왕 때부터 시작된 예제관 행렬로 막이 올랐다. 대흥사 일주문에서 시작해 성보박물관과 보현전을 거치는 예제관 행렬에 이어 보현전 특설무대에서 서산대제 국가제향이 재현됐다. 
국가제향 제현에는 조헌관에 최성진 군수권한대행, 아헌관에 김주환 해남군의회 의장, 종헌관에는 김완석 대흥사 신도회장이, 대축은 종묘제례보존회(무형문화재 56호)에서 맡아 제례를 집전했다.
법요식에는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대흥사 회주 보선 스님, 호남지역 6개 교구 본사 주지스님을 비롯해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김종진 문화재청 청장 등 정관계인사 및 신도 3000여 명이 참여했다. 
법요식에 이어 도올 김용옥 교수의 ‘서산, 과연 누구인가?’라는 특별 강연이 진행됐다.
서산대사는 임진왜란 때 73세 노장의 몸으로 승병을 일으킨 승려이다. 
임진왜란 후 선조임금은 서산의 구국정신에 답례하기 위해 여러 물품을 하사하고 승려들로 하여금 제향을 받들도록 하는 사액축문을 내린다. 이러한 인연으로 대흥사 서산대사유물전시관에는 선조가 서산대사에게 내린 금란가사와 발우, 숟가락, 염주, 당혜 등이 전시돼 있다. 또 선조 임금과 정조대왕의 교지와 국가에서 제향을 지내면서 읽었던 정조대왕의 사액제문과 표충사 향례홀기 등도 보관돼 있다. 

 서산대사 관련 사찰은 북한에 있는 보현사를 제외하곤 해남 대흥사가 유일하다. 
서산대사와의 인연으로 대흥사는 임금과 관련된 가장 많은 유물이 보관된 사찰로도 기록된다.    
대흥사 월우 주지스님은 서선대재 국가제례 재현에 이어 북한 보현사에서 가을 국가제례를 지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산대제는 일제강점기 때 중지됐지만 봄과 여름에 제가 제향됐었다. 이에 월우 주지스님은 남북 정상회담 등 화해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올 가을에는 북한 보현사 제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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