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한국무용가 오은숙씨 
해남중장년문화놀이터 초청

▲ 한국무용가 오은숙씨는 나이 들수록 삶의 깊이와 가치를 몸짓에 담기 위해 더 노력한단다.

 오은숙 씨는 허리디스크 수술 때문에 건강이 악화되자 한국무용을 시작했다. 
60대에 이른 지금, 우주의 만물을 껴안을 듯한 감정을 춤에 녹인다.
벌이 꽃을 보고 동료를 부르는 듯한 춤사위, 나이 먹을수록 몸짓보단 호흡으로, 감정으로 관객을 맞이하는 춤이 그녀의 직업이다.  
오은숙 씨는 14년 정도 옷 가게를 운영하다 한국 무용에 발을 디뎠다. 처음 춤을 췄을 때 자기에게 맞은 옷을 입은 것처럼 몸이 가볍고 기뻤다는 그녀는 해남에서 활동을 하지만, 진주로, 순천으로, 여수로 춤을 배우러 간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망이 무럭무럭 자라날 때, 그녀는 궁중무용의 하나인 무산향 이수자가 됐다. 그리고 담양전국죽향국악대전 대상, 전국달마고수경연대회 최우수상, 전국승달국악대제전 대상, 그리고 장관상 표창까지 오 씨의 열정이 준 결과였다. 
지금의 생활이 기쁘냐고 물으면 오 씨는 “기쁘고 좋지요”라고 말한다. 
지난달 27일 해남중장년문화놀이터에 초청된 그녀는 이매방류 입춤을 췄다.
자신의 내부에 침전된 모든 것을 끄집어내는 몸짓, 해남중장년문화놀이터를 찾은 관객들은 그녀의 춤사위를 눈으로 좇으며 너울너울 함께 춤을 췄다.
춤이 무엇이냐 물으면, 그녀는 배움이라고 말한다. 젊은 사람들처럼 날쌔지는 못하지만 나이에 묻어난 경륜으로 촘촘한 감정을 폭넓게 수용한다. 나이가 들면 사물의 깊이가 보이고 그 깊이와 가치를 내 영혼에 더 담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녀. 60대 여성들이 가지는 삶의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춤은 호흡이고, 호흡은 감정이고, 소통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각자의 춤에는 삶의 우여곡절이 묻어 있단다. 따라서 춤을 보는 관람객들은 그 감정과 호흡과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국무용이라는 홀로서기에 도움을 준 사람은 많지만 그래도 가장 고마운 사람은 역시 가족이란다. 남편과 아이들이 응원해주고 격려해준 덕분에 시름없이 바깥 활동을 할 수 있었다며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녀는 해남에서 한국 무용을 함께 할 후배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궁중무용의 참 기쁨을 함께 익히며 지금보다 더 성장한 열매 바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것처럼, 춤에도 피고 지고 열매 맺은 인생사가 담겨있다고 말하는 오은숙 씨. 환갑의 나이지만 춤사위가 가벼워 보인다.

 

마지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