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면 장소리 79세 진승길·김당심 부부
58년 결혼생활, 부부싸움 무엇인지도 몰라

▲ 동갑내기 진승길(79)·김당심(79) 부부는 마을회관에서 열리는 운동교실도 꼭 함께 참여한다.

 

 70대 말 동갑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것도 무르익어서 더 아름다운 사랑이다.
진승길(79)·김당심(79) 노부부, 마을회관에서 열리는 운동교실도 함께 참여하고 5일장도, 여행도 언제나 함께다. 58년 결혼생활 동안 말다툼 한번 하지 않았다는 노부부는 바라만 보고 있어도 너무 좋은데 싸울 틈이 있겠느냐며 오히려 반문한다.   
진승길 할아버지는 6.25전쟁 이후 강진에서 계곡면 장소마을로 온 가족이 이사 왔다. 이사 후 지금의 마을 이장님의 아버지 중매로 같은 마을 사는 김당심 할머니를 만나 결혼을 했다.
3남2녀를 둔 노부부는 금슬 좋은 부부로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할머니들이 주로 다니는 마을회관 운동교실에도 부부가 함께하고 나들이도 꼭 함께 나서는 부부의 모습은 이 마을의 풍경이 된 지도 오래다.
결혼 이후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는 이유에 대해 진승길 할아버지는 “하라면 하라는 대로 하고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고 살다 보니 그렇게 됐제” 한다. 
살면서 할머니가 미울 때가 없었느냐고 물으니 “하는 것마다 이쁘고 나이 먹을수록 더 이쁘고 지금은 혼자 있으라믄 못 있어”라고 말한다.
노부부가 떨어져 살았을 때는 할아버지가 군대 갔을 때가 유일하단다.
남편이 없는 시집살이, 그러나 할머니는 시어머니를 살뜰히 모시고 살았고 효부상을 받기도 했다. 또 옆 동네의 불쌍한 노인도 같이 모시고 살았다고 한다. 지금도 할머니는 그 노인의 제사를 시어머니 제사와 함께 지낸다. 
할아버지는 그런 할머니를 생각하면 더 고맙고 더 예쁘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동갑이지만 나한테 한 번도 대든 적이 없고 시어머니와 옆 마을 노인을 자신의 어머니라 생각하고 모시고 산 것이 지금 생각해도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고 한다. 
할머니에게 할아버지가 제일 좋을 때가 언제냐고 물으니 같이 마을회관에 나와 운동하고 면에도, 장에도 같이 가는 것이 제일 재밌고 오지다고 한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다리를 다쳐 아픈 것이 제일 걱정임도 덧붙였다.
동갑내기 천생연분인 노부부는 암 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다. 할머니는 7년 전 자궁암수술, 할아버지는 7년 전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지금만큼만 건강하게 잘 살다 한날한시에 가는 것이 노부부의 소원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서로 이해하고 모든 것을 참고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있을 것이란 말도 잊지 않는다.  
 

 

마지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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