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의존도 높아
임금인상 등 부작용도 속출

 

 해남의 농촌과 어촌마을은 이제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유지가 어렵다. 저렴한 인건비에 외국인 노동자를 선호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농번기인 요즘 농촌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의 하루 인건비는 13만원이다. 이도 구할 수 없어 농민들은 발을 동동 구른다.
인력대기소 상황도 마찬가지다. 젊은층 대부분은 외국인 노동자다.
외국인 대부분은 20~30대 젊은층으로 농번기면 상당수가 팀을 짜 일에 나서고 있다. 행여나 일손이 모자란 경우 고국에서 인력을 조달해 이곳저곳 충원하는 중간자 역할도 하고 있다.
한 농민은 “농촌에서 젊은이들을 고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농촌일이 대부분 단순 노동이기 때문에 몇 가지 의사소통만 되면 일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또 팀을 꾸려 움직이기 때문에 숙소 생활과 장기간 체류가 가능해 시간과 장소에 대한 제약도 덜한 장점이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힘을 많이 써야 하는 양파밭이나 바닷일 고구마, 감자 수확철에 일손을 잠깐 빌리는 식의 고용이 많았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일을 외국인 노동자가 맡고 있다.
특히 어촌마을에 외국인 노동자는 이제는 노동력의 중심에 있다. 김양식이나 전복양식을 하는 선주의 경우 보통 2~3명의 외국인을 상시고용하고 있다.
8월 말 기준 해남에 주소를 둔 외국인 노동자는 526명이다. 가까운 강진이 100여 명이며 완도가 1000명으로 어업이 발달한 지역일수록 정식적인 취업절차를 통해 고용되는 외국인 숫자가 많다. 하지만 이는 고용센터에서 파악한 수치로 실제 해남에서 일하는 외국인 수와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로 비자를 받는 경우 3년 동안 계약업체에서 일할 수 있다. 따라서 일용직 고용시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에 여행 비자를 받은 불법 취업자다. 물론 제외동포나 혼인 등으로 법적 문제가 없는 이도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들은 필요할 경우에만 신고를 해 관공서에서도 외국인들의 수를 점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렇듯 외국인 노동자가 급격하게 늘면서 노동력문제는 일시적 해소를 보이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기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농촌의 일손을 덜 수 있는 것은 좋지만 현지인들의 일자리를 모두 다 빼앗기는 건 곤란하고 의존도가 높아지면 임금문제나 그들이 떠났을 때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업주도 많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서로 어느 곳에서 일하면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지 정보를 공유하는 등 무리하게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 불법체류자가 약속 기한을 어기고 작업장을 떠나는 경우도 속속 나오고 있다.
또 지역민의 농촌 일자리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일부 마을에서는 수확물 분류나 박스포장 등 노약자들이 거들 수 있는 일자리의 경우 마을 주민을 우선 고용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자구책을 찾고 있다. 하지만 과거 40~50대 실직자들이 주를 이루던 고용시장은 이미 70~80% 가까이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고 있는 실정.
농촌사회가 다문화세대로 바뀌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지역민의 일자리 창출,  고용정책의 변화는 더딘 셈이다.
지역민과 외국인 노동자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정책마련, 고심해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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