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면 경도리 90세 김원호씨

▲ 화산 경도마을 김원호씨는 지난 명절 북한에서 보내온 송이버섯을 받고 고향과 부모, 형제에 대한 그리움이 더하단다.

 화산면 경도마을 김원호(90) 씨는 남북정상회담 선물로 북에서 보낸 송이버섯을 받았다.
김 씨는 21살 때 조부모와 부모, 동생을 남겨두고 남쪽으로 내려온 뒤 70년 넘도록 황해도 가족들의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명절 하루 전날 북한에서 온 송이버섯 2t 가운데 500g이 김 씨의 집에 도착했다. 사각 스티로폼 박스 안에 청와대에서 보낸 편지와 함께 송이버섯이 담겨 있었다. 추석을 맞아 내려온 손주들과 자녀들이 송이버섯 요리를 맛있게 먹는 모습이 그저 좋았다는 김 씨는 송이버섯을 받고 보니 같이 북에서 내려온 육촌들이 더욱 그립단다.
김 씨가 남한으로 내려온 것은 1951년, 고향 황해도 벽성군을 떠나 육촌 형제 2명과 함께 목포에 정착했고 7년이 지난 후 해남에 둥지를 틀었다. 김 씨는 “이미 30년 전에 이산가족 만남을 신청했지만 단 한 줄의 소식조차 듣지 못했고 그렇게 90이 됐다. 5년 전, 같이 내려온 육촌 형제를 보내고 마지막 남은 육촌 형님도 3달 전에 저세상으로 떠났다”며 “이번 제21차 이산가족 상봉에도 신청해 가족상봉을 고대했는데 너무도 아쉽다”고 말했다.
김 씨는 송이버섯을 받고나니 나 같은 사람까지 챙겨주는구나 하는 고마움과 함께 언제쯤 고향 땅을 밟을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기념으로 북한산 송이버섯을 받은 고령의 김 씨, 가족과 헤어진 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김 씨의 소원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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