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가 예술이 되고 문화가 되는 공간 눈길
청소년들이 휴카페를 즐겨 찾는 이유다

▲ 아, 이 사람이 그 유명한 공재 윤두서구나. 청소년들이 공재 자화상을 퍼즐로 완성하며 공재를 알아간다.

 “오늘 우리는 거인이 되기로 했어요. 해남에 살면서 우리가 품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청소년들의 삶의 쉼터인 휴카페(카페지기 김영자)에서 되새기는 말이다. 그들이 거인이 되서 품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휴 카페에서 계획된 예술프로그램이 바탕이 된다. 
“지금은 바다소라를 아크릴물감으로 꾸며서 화분을 만들어 생명을 심는 멘토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요.”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고 믿는 김영자 카페지기의 말이다. 식당에서 버려지는 소라, 꽃집에서 버려지는 화분, 아무렇게나 쓰고 버리는 컵 등이 정크 아트의 소재다. 
지난 6일, 휴카페는 43명의 아이들이 버려진 것들을 예술 작품으로 빚어냈다. 그 작품을 보고 한 학생은 교과서에서 배운 ‘주변인’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지난 9월에는 바둑을 두는 이세돌처럼 생각을 곱씹으며 아이들은 문화유산 퍼즐게임을 했다. 아이들이 맞출 그림은 공재의 자화상이었다. 공재의 수염을 들고 어디로 맞출지 이리저리 머릿속 계산기를 두드리는 아이, 공재의 눈, 코, 발그레한 볼 등 제각각 흩어진 퍼즐들이 암수나사처럼 짝이 맞춰졌다. 
“아, 이 사람이 현산면 백포리에 살았던 공재 윤두서구나.”
휴카페에서 청소년들은 공재를 지식으로서가 아닌 놀이로서 배웠다. 
처음에 청소년들은 김영자 카페지기의 권유로 학원가기 전, 살짝 발들인 놀이였는데, 스마트폰 게임보다 재미있단다. 다음에는 도안이 그려진 액자에 민화를 그릴 계획이다. 또 이렇게 그린 작품은 휴카페에서 전시를 할 생각이다. 
전시회를 위해 홍보물도 만들고 가까운 지인에게 발송할 초대장도 제작해야 하는데 이 모든 일이 11월 동안 해야 할 놀이다.
자연을 예술로 만나고, 문화를 놀이에서 익히고, 생각은 공예작품으로 탄생하는 휴카페 프로그램에 대해 김영자 카페지는 조약돌을 강에 던져 일어나는 파문처럼 아이들 마음에 감성의 빗금이 퍼져 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삶이 완성이 아닌 언제나 미완성이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일 센티미터씩 키가 클 것이라는 믿음으로 휴카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쉼을 의미하는 휴(休) 카페, 그러나 아이들은 이곳에서 봄 햇살의 새싹처럼 쉬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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