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 다슬기 자라 메기도 되돌아 오고
상류는 1급수로 살아나 피라미떼 천지

▲ 해남천이 살아나면서 조개와 우렁, 다슬기 등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어릴 때 친구들과 떼를 지어 멱을 감고 붕어를 잡던 해남천을 기억하십니까. 
빨래와 나물 씻던 아낙들이 밤에 몰래 목욕했던 추억의 해남천이 되살아났다.
해남천에 피라미 떼가 몰려다니는 것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 여기에 붕어랑, 메기, 배스, 조개, 자라까지 살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을 따라 수달과 백로가 찾아들었고 겨울에는 청둥오리와 가창오리도 날아들고 있다.
여름에는 붕어를 낚는 낚시꾼도 등장한 해남천에는 1급수에서 서식하는 다슬기도 눈에 쉽게 띈다. 
 또 1급수에서만 서식한다는 천연기념물 수달도 요즘 자주 목격되고 있다. 새벽시간 해남천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자주 목격되는 수달은 현재 3마리 정도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새벽 5시에 해남천을 자주 오간다는 한 군민은 수달이 큰 붕어를 잡아먹는 모습도 목격했는데  3마리 정도가 해남천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름에는 웅진빌라트 앞 하천에서 낚시를 즐기는 이가 있을 만큼 해남천에 붕어도 돌아왔다.  
 해남천가에서 한국오토바이를 운영하는 이경학 대표는 해남천에서 30cm크기의 붕어와 메기, 배스를 자주 목격했다고 말했다. 해남천에 다양한 물고기가 돌아온 것이 기뻐 먹이를 던져주곤 한다는 이 대표는 먹이를 던져주면 물고기들이 떼 지어 몰려든다고 말했다.
그런데 수달이 해남천에 나타나면서 커다란 물고기들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경학 대표는 해남천에 수달이 나타난 것은 해남천이 그만큼 깨끗하고 물고기가 많아졌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먹이를 주면 떼 지어 나타나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적어져 아쉽다며 애써 가꾼 양어장이 수달 때문에 사라지고 있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해남천에 우렁과 다슬기, 조개도 돌아왔다. 조개는 무더기로 발견될 만큼 개체수도 많았다. 이러한 조개와 우렁의 서식은 철새들을 해남천으로 불러왔다.
여름철에는 해남천에서 백로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백로들은 삼성빌딩이나 주막집 옥상에서 쉬다 배가 고프면 해남천에서 먹이를 구하고 있다. 겨울에는 청둥오리와 가창오리 떼도 이곳을 찾는다. 철새들의 등장으로 조개 개체수는 많이 줄어든 상태지만 모래가 조금이라도 쌓여 있는 곳에선 발견할 수 있다. 
 해남천이 살아난 것은 지난 1996년부터 시작한 해남천 정화사업으로 하수종말처리장이 생기고 가정에서 발생하는 오수처리 관로가 따로 개설되면서이다. 금강골 물과 빗물만 해남천에 흐르면서 1급수 천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매일시장 아래쪽 하천은 여전히 탁하지만 매일시장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면 이도 해결될 전망이다.
 예전의 일이 생각난다. 2005년 해남읍 쌀농회와 농업경영인회, 해남읍농민회가 해남천에 토종어류를 방류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유는 쌀 창고이자 관광자원인 고천암이 해남천 때문에 오염되고 있다며 해남천을 먼저 살려야 한다며 나선 것이다. 
많은 시간이 흘러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는 해남천, 모양은 변했지만 붕어랑 조개가 돌아온 해남천은 모두가 환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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