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축구회 정석균 회원
여전히 해남 축구계의 현역

▲ 해남군거북이축구연합회 정석균씨는 화원면의 축구계 전설이자 지금도 뛰는 해남축구계의 현역이다.

 공이 굴러가는 거리만큼 앞으로 뛰어야하는 축구. 가쁜 숨을 몰아쉬고 뛰다 보면 어느새 상대편 골문이다. 골문이 열리는 순간, 지구를 떠받들 만큼 기운이 난다. 
신체의 한계를 넘어 뛸 때 느끼는 무아지경은 축구를 하는 이들만이 아는 희열이란다.
해남군거북이축구연합회 정석균(70) 씨는 지금도 해남축구계의 현역이다.
“나는 센터포드로 양발을 사용해. 젊은 시절에야 수없이 골을 넣제”
그러나 나이 70, 골이 들어가지 않아도 후회하지 않는다. 인생자체가 오르막길 내리막길 교차하듯 축구 또한 인생의 바이오 그래프와 닮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축구에 빠져 학교 운동장을 누볐던 그는 청년기와 장년이 돼서도 운동장을 누볐다. 마을대표로, 면대표로, 군대표로 숱하게 골문을 노리며 뛰는 동안 머리에 서리가 내렸다.  
그러나 백발의 실버축구 선수에게 은퇴란 없다. 동네 동생들이, 자식뻘 되는 이들이 찾아와 “이번 대회에 공을 꼭 차야 한다”는 권유를 하면 젊은이들과 나란히 골문을 향해 달린다.
골문을 향해 달리는 순간은 화원면 청용리 집 텃밭의 배춧잎만큼이나 풋풋함을 자랑한다. 
나이 70이면 실증이 날만도 한데 축구는 도대체 그러한 기회를 주지 않는다. 
물론 나이가 들어 순간순간 자신의 나이를 자각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심판이 호루라기를 불기 전, 경기 초반의 일이다. 
구슬땀을 흘리며 종아리 단단해 지도록 후배들과 호흡하는 삶이 낙원이라 말하는 그는 축구를 하지 않는 날은 농사도 짓고, 화원면 소재지 사랑방식당에서 배달일도 한다. 때론 진도, 강진 마량 등으로 돔 낚시도 떠난다. 
정석규 씨는 욕심 부릴 나이는 지났다며, 젊은 사람과 사귀며 어깨동무할 수 있는 지금 이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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