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센터 아열대 실험장
재배 성공했지만 대중화는 신중
해남농업기술센터 아열대 실험장은 원숭이만 풀어놓으면 영락없는 밀림이다. 하우스실험장에는 바나나 1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형성하고 있다. 3년 전부터 실험 재배한 바나나는 올해 첫 수확을 했는데 열매도 튼실하고 맛도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나나 실험재배의 성공으로 내년에는 바나나 재배 농가도 해남에 탄생할 전망이다.
이곳에서 실험 재배되고 있는 바나나는 열매가 큰 삼척과 미니 바나나인 몽키, 관상용인 송키밥 등 4종류이다. 커피와 용과도 올해 첫 수확을 했다.
해남군은 아열대 작물의 실험재배에 성공했지만 농가보급에는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아열대 작물 재배에는 최첨단 시설이 들어가야 하는데다 가격이 싼 수입품과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또 제주도에서도 바나나 등이 대량 생산되고 있어 투자 대비 수익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농업기술센터는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가 심각히 진행되고 있어 이에 따른 농작물변화를 대비한 실험재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실험재배에 성공한 커피의 경우, 판매보단 6차산업에 대비한 체험 품목으로 주목하고 있다. 6차 산업은 생산과 가공, 체험 등이 경합돼야 하기에 아열대 품종인 커피는 체험품종으로 적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남의 기온은 10년 새 0.4도가 상승했다. 특히 열대지방의 스콜(squall)처럼 짧은 시간에 비가 집중해 내리는 기습성 폭우가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해 해남군농업기술센터에선 아마란스와 얌빈, 퀴노아 등에 이어 애플망고, 바나나, 용과, 커피, 체리류, 올리브 등 다양한 아열대 작물의 지역적응성 실증시험이 3년 째 진행 중이고 대부분 재배에 성공했다.
이들 아열대 작목들은 투자 대비 수익성을 고려할 때 대규모적인 재배로 이어지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아열대 작물이 실증실험에 성공했다는 것은 해남기온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