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잘 찍고 싶은 인물 사진』  김성연 지음/ 달 펴냄

 

 방학을 맞아, 뭔가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이럴 때, 같은 공간, 같은 인물이라도 다르게 사진을 찍는다면, 공간도 인물도 새롭게 보이지 않을까. 
『아주 잘 찍고 싶은 인물 사진』 은 그런 의미에서 있는 그대로의 얼굴을 담는, 카메라로 노는 33가지 레시피이다.
카메라를 다루는 법, 좁게는 렌즈 사용법, 구도 잡는 법, 실내에서 촬영하는 법 등으로 구성돼 있지만, 이 책의 진가는 포토 작가 김성연이 왜 인물 사진을 찍고자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공유하는데 맛이 있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나는 단 한순간도 프로의 마음가짐으로 사진을 찍은 적이 없다. 거의 매일같이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만 그걸로 찍은 풍경사진은 일 년에 열 장이 채 안 된다. 심지어 사진을 찍는 것 자체를 그다지 즐기지도 않는다. 인물사진을 찍는 것은 내 사람들에 대한 나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일 뿐이다.”고 밝혔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사진을 찍어 선물을 주는 것이라는 메시지는 굳이 전문 포토 그래퍼가 되지 않아도 가능하지 않을까. 더욱이 요즘처럼 스마트폰이 발달한 시대에 좀 더 그럴싸한 인물 사진을 찍는 것은 한번쯤 배워볼만한다. 물론 이 책이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는법을 가르쳐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진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가 왜 인물 사진을 찍어야 하는가라는 당위성에 대한 식견을 넓히고자 한다면 한번쯤 읽어도 좋을 듯하다.
그는 인물사진은 단순히 예술적인 표현의 도구이기 이전에 찍는다는 그 자체로 기록의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분명 하루 24시간, 1440분, 86400초의 시간은 모두에게 할당된 하루치의 몫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물리적으로 같은 시간을 향유하는 것은 아니다. 
나와 타인이 겪은 인생의 모습을 한발쯤 물러나 스케치 하는 작업이 사진 찍기이고 이중 인물 사진 찍기라는 것이 작가의 지론이다.
어떤 순간이 내게 의미가 있다면, 그것이 겨울방학을 맞이한 아이의 성장에 의미가 있다면, 머뭇거릴 이유는 없다. 과감히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아끼지 말자. 수평과 수직을 맞추고 심도를 얇게 하고, 초점은 아이의 눈에 향한다면, 전문가 못지않은 인물 사진이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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