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면 월송 길목 현수막 눈길
고철빈씨, 방관하면 역사의 죄인

▲ 현산면 월송마을에서 미황사 들어가는 길목에 걸린 현수막은 지금의 국회를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국회의원 늘리자는 정당에 표 주지 맙시다. 지금도 많습니다. 반으로 줄여야 합니다’
 -열 받은 국민-
현산면 월송리에서 미황사로 가는 길목 좌측에 걸린 현수막 내용이다.
공개적으로 정치적 소신을 밝히길 주저하는 농촌지역에서 만나는 현수막이라 눈길을 끈다.
현산면 월송마을 고철빈(74)씨가 자신의 집 앞에 건 현수막이다.
현수막도 재활용했다. 면사무소에서 폐현수막을 가져와 청색으로 기존 글을 지우고 그 위에 직접 글을 쓴 것이다.
고씨는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조가 되기 위해 현수막을 걸었다고 말했다. 
“자식들이 당신들 세대에 무엇을 했느냐고 따져 물으면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다. 정치란 봉사다. 국민에게 위탁받은 직이다. 그런데 이 일을 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을 그대로 놔두는 것은 역사의 죄인이자 역사의 방조자다”며 앞으로도 국회의원 줄이기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식들이 어릴 때는 부모가 자식의 삶을 결정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자식이 부모의 삶을 결정한다”며 “우리들의 노년을 위해 자식들에게 건강한 정치와 풍요로운 삶을 물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집으로 찾아온 완도 친구들에게도 현수막을 써 줬다.
써준 현수막이 완도에 걸렸을 것이라고 밝힌 그가 써준 현수막 내용은 ‘국민 위해 일한다는 국회의원 말 믿는 국민 있을까요?’와 ‘싸움만 하는 국회의원 해도 너무 합니다. 반으로 줄이기 국민투표합시다. -열 받은 국민-’이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편지를 썼다. 역사에 길이 남을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국회의원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대통령직을 걸고 국회의원 줄이기 국민투표를 한다면 국민 70%는 찬성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가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고 하는 이유는 인구는 늘지 않는데 연금 받는 인구만 늘어나면 그 세수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후손의 몫이 된다는 것이다. 
또 지방의원이든 국회의원이든 세비 없이 봉사해야 하고 국민이 월급을 결정해야 한다며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대신 그 세비를 복지예산에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이 70이 넘으면 정치하면 안된다는 소신도 밝혔다.
자신이 70이 돼보니 기억력이 쇠퇴해 일을 하다가 연장 찾는 데만 1/3이 소모된다며 정치인의 나이 상한선을 65세로 묶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쓸 현수막 내용도 정리해 놨다.
‘대한민국 지식인들은 이대로 보고만 있으시렵니까. 오늘날 국회는 옛 초등학교 시절 학급회의만도 못합니다’
‘인구는 늘지 않는데, 세금은 늘지 않는데 국회의원 연금자만 늘어난다’ 
‘국회의원 수가 많다고 잘 하느냐 국민투표에 붙이자’
‘국회의원 세수, 복지에 투자하라’
‘국민위해 일하는 국회의원 있느냐’
‘싸움질만 하는 국회의원 해도 너무합니다. 반으로 줄이기 국민투표 합시다. -열 받은 국민-’이다.
그는 이러한 내용의 글을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란에 올리고 싶지만 컴맹이라 할 수 없다며 해남 전역으로 현수막을 확대해 걸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경쟁만 일삼는 국회, 국민을 위한 예산안 심의는 뒤로 한채 자신들의 의정비를 몰래 올린 국회, 그러면서 살아남기 위해 선거제 개편을 요구하며 국회의원 수를 늘리자는 국회에 보내는 촌로의 쓴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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