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삶을 예술로 만드는가』 
프랑크 베르츠바흐 지음/불광 펴냄

 

 교육심리학자 프랑크 베르츠바흐는 잘 사는 삶에 대한 준거의 척도를 세우고 과연 창조성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대관절 ‘창조’라는 것이 실재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무엇이 삶을 예술로 만드는가』 에 담았다.
“창조성은 성스러운 후광을 씌워줄 만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에 속한 것이다. 많은 이들에게는 그 이상이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그에 미치지 못하기도 한다. 그리고 소수의 어떤 사람들에게는 삶의 중심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결국 삶은 짧고 무상하다. 도전적인 과제들의 중압감 속에서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면 우리는 멈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므로 일과 예술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한 가장 좋은 답은 이것이다. 가서 차나 마셔라!”(238쪽) 불교의 선문답 같은 답변이다. 창조적인 노동과 창조적인 삶은 별개가 아닌, 한 몸인 것을 재차 강조하는 그의 입담이다. 그는 삶에 대한 모색의 차원에서 어떻게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짚기도 했다, 신이 아닌 이상 정답은 없다. 그러나 알 수 있는 힌트는 있다. 바로 자신과의 대화이다. 대화는 시끄러울 필요가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오히려 말이 많은 시대를 한탄하면서,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를 인용했다. 전체 여섯 파트 중 3번째인 「창조는 고요하게 이루어진다」에서 소제목인 「우리는 너무 많이 말한다」에 있는 내용이다. 대화가 끊어지면 곤혹스러워하는 ‘불편한 정적’에 대해 우리는 침묵을 지키는 것보다는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두서없이 나열하고, 그 말을 위해 또 말을 한다. 
저자가 사는 독일의 쾰른에서도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가 사는 한국은 그 이상이면 이상이었지 그 이하는 아닐 것이다. 특히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사회보다 각별한 정(?)이 있는 우리 사회에서 ‘대화’는 방해하지 말아야 할 일종의 게임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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