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국선시문학포럼
전국 시인들 대거 참여

▲ 혜심스님의 선시를 연구 조명하는 ‘제1회 한국선시문학포럼’이 대흥사 성보박물관에서 지난 20일 열렸다.

 고려말, 시인이자 대문호였던 진각국사 혜심스님의 얼은 한반도 남단 땅끝 이곳에 얼마만큼의 세속의 사람들에게 마음의 깨달음에 관하여 물리적 변주를 하고 있는 것일까. 혜심스님의 선시를 연구 조명하는 ‘제1회 한국선시문학포럼’이 대흥사(주지 월우스님) 성보박물관에서 지난 20일 열렸다.
진각 혜심은 13세기 초 지눌 보조국사의 법통을 이어받아 오늘날 한국불교의 특징인 간화선 수행체계를 정립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무의자시집』이라는 두 권의 독립된 선시집을 낸, 한국선시의 최초의 발화자로 꼽힌다. 
해남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보기 힘든 이번 ‘제1회 한국선시문학포럼- 마음의 피뢰침: 선&시’는 해남출신 황지우 시인이 전국의 문인을 초청해 발제를 부탁하면서 성사됐다. 오늘날 현대시의 관점에서 봐도 특정 교리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의 사소한 디테일들을 들여다보며 깨달음을 추구하여 ‘돈오법’을 실천하는 혜심의 시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날 포럼은, 학담(스님, 불교철학), 박규리(불교문학), 김명인(시인), 최승호(시인), 차창룡(시인, 동명스님)이 발제자로 나서고, 고영섭(시인, 불교학), 차차석(불교문학), 하응백(문학평론), 권희철(문학평론), 이은봉(시인) 등 시와 불교철학, 그리고 강진 해남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포럼을 기획한 황지우 시인은, “지난 8월 달에 일지암에 칩거하면서 법인스님과 경전에서부터 한국 선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 과정에서 포럼이 기획됐다. 한편 돌이켜보니, 헤겔 미학이라고 하는 예술의 체계를 변증법적 체계화를 하는데, 예술이라고 하는 것이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물질적인 것과 그와 반대되는 비물질적인 것 등이 통합된 것이 아닌가. 발제자들이 충분히 고민하고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인데, 발제된 글들을 보면 상당한 수준이다. 참여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며 행사 취지와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론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했다.
덧붙여 포럼이 끝날 때쯤 포럼에 참여한 강진의 월남사 법화 스님은 “시절인연을 생각한다. 법인 스님과 황지우 시인이 만들어준 이 자리가 빛난다. 2회, 3회 연속성이 있기를 바란다. 이 자리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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