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초등학교 

▲ 우리도 당당한 학생입니다. 6명의 할머니들이 담임교사로부터 수업을 받고 있다.

 요즘 북일지역이 떠들썩하다. 북일초등학교가 생긴 이래 60~80대 신입생들이 입학했기 때문이다. 신입생 총 7명 중 6명이 할머니들이다. 
할머니들은 증손자뻘 되는 남학생과 함께 공부한다. 
처음 앉아보는 책상과 의자가 낯설지만 그토록 원했던 초등학교에 입학하니 부러울 것이 뭐가 또 있겠는가. 
지난 7일 아침 9시 1교시가 시작됐다. 
도서관 옆에 새로 꾸민 교실에 할머니들이 앉아 있다. 어제는 자기 이름 쓰기, 오늘은 학교 이름쓰기이다. 담임 교사가 보드판에 북일초등학교를 쓴다. 
할머니들은 교과서에 한 획 한 획 그을 때마다 칠판을 쳐다본다. 저러다 언제 쓰나 싶지만 할머니들은 그야말로 심혈을 기울인다.  
2019학년도가 시작되는 지난 4일 전국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입학식이 열렸다. 그 가운데 북일초등학교에는 김복덕(88), 이귀례(86), 김옥심(85), 이학님(82), 최원심(71), 오향희(65) 학생이 입학했다. 
당초 신입생 대상자가 2명밖에 되지 않자 북일초 이문희 교장은 지역 학교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북일면 이장단과 함께 모색했고, 배움에 대한 열정을 가진 할머니들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됐다. 
이에 입학에 관한 행정적인 절차를 안내했고, 총 6명의 할머니들이 증손자뻘 되는 어린이와 한 반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가족들의 축하와 응원을 받으며 입학식을 치른 할머니들을 위해 북일면이장단과 북일면사무소에서 입학 선물을 준비하기도 했다.
그동안 학업의 기회를 갖지 못한 할머니들은 무엇보다도 하루 빨리 한글을 터득해서 스스로 글을 읽고 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하고 있다.
북일초는 고령의 학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2층에 위치했던 1학년 교실을 1층으로 재배정했고, 다양한 편의 및 안전시설을 제공할 계획이며 교육과정도 학생들의 수준과 상황을 고려해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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