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땅끝 ‘안빈낙도‘
플라워 무인카페 눈길

▲ 서쪽땅끝 매월리 해안가에 자리한 ‘안빈낙도’는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는 쉼의 공유공간이다.

 쉼을 원하십니까. 파도소리 일렁이는 언덕 위, 350여 종의 꽃과 나무가 반기는 곳, 농원의 이름처럼 안빈낙도다. 
5년 전 우연히 발견한 터, 칡넝쿨에 덮어진 땅이었지만 주인장의 눈엔 무릉도원이었다. 주인장 부부는 주말이면 삽과 호미를 들고 꽃과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그리고 1년 전 은퇴 후 목포 생활을 접고 아예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2500여 평의 바닷가 언덕 동산, 꽃동산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자 야외 바닷가에 무인 카페를 열었다. 공유재산, 그에게 있어 안반낙도는 함께 쉼을 공유하고픈 공유공간이다. 커다란 나무그늘 아래에 야외커피숍을 만들고 무인자판기를 놓았다. 아름다움이란 함께 공유했을 때 더 아름다워진다는 주인장의 농장 철학. 주인장에게 안빈낙도는 서쪽땅끝에 가치 하나를 더 얹고 싶은 소박함이다. 
안빈낙도에선 신안군의 천사대교와 압해도, 안좌도가 조망되고 석양엔 붉은 낙조, 밤엔 천사대교의 조명과 조우하는 곳이다.
요즘 인기가 높은 천사대교는 이후 신안 압해도에 이어 화원 땅끝으로 연결된다. 다리가 완성되면 천사대교에서 화원땅끝, 오시아노, 여수, 순천으로 이어지는 서남해안 관광벨트가 완성된다. 그 길목에 안빈낙도가 숨어있다.
주인장은 서쪽땅끝해안로는 영광의 백수해안도로와는 비교할 수 없는 보물이라고 자부한다. 시원하게 뚫린 바다 조망권, 구불구불한 도로에 붉은 낙조, 점점이 놓인 섬과 산 능선에 자리한 촌락들, 그가 서쪽땅끝의 원시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됐듯 모두를 매료시킬 곳이란다.
그는 교통 때문에 오지로 여겨졌던 서쪽땅끝이 그저 스쳐 가는 곳이 아닌 머무는 장소, 힐링을 얻어가는 곳으로 탄생되길 원하다. 그래서 그 희망을 안빈낙도에 싣고 있는 중이다.
안빈낙도를 모두와 공유하고 싶은 주인장은 동네주민들과 함께 두 번에 걸쳐 음악회도 열었다. 
지난 29일 두 번째 음악회에선 동네 분인 정일순씨의 하모니카 연주와 송창식 전국 팬클럽 회장인 김한성씨의 통기타, 주인장의 플루트 공연이 함께했다. 여기에 해남음악사랑(회장 박성심)이 힘을 보탰다.
엄마의 심장박동소리 같은 파도소리에 귀를 열고 꽃향기에 오감을 맡기며 시원한 바다에 눈을 여는 안빈낙도에서의 차 한 잔, 주말이 달라진다.
한편 안빈낙도는 목포 조선소에서 근무한 박준배씨가 낙조의 아름다움을 나누기 위해 조성 중인 농원이다. 허브와 각종 야생화가 반기는 이곳에는 지금 수국이 손님을 맞기 위해 봉오리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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