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서 재즈·오페라?…오지 미술관인데 1년 3만명 찾아

 

 

미술로 소록도 환자들과 교류
전남1호 사립미술관

▲ 폐교에 자리한 고흥 남포미술관은 지역과의 끝없는 문화호흡을 통해 고흥의 자랑거리로 자리잡았다.

 미술관에서 재즈콘서트가 열리고 군악대의 오케스트라, 오페라 공연이 열린다.
고흥 남포미술관(관장 곽형수)은 미술관이면서도 복합문화센터다. 고흥읍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 오지인데도 1년에 3만여 명에 이른 관람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폐교를 리모델링해 문을 연 남포미술관이 고흥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은 것은 지역과 끝없는 문화호흡 및 로컬미술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선 남도화맥을 조명한 남도문인화전을 비롯한 남도서맥의 흐름을 읽게 해준 동국진체전, 남도민화전 등 굵직한 기획전시가 줄을 잇는다. 전남의 젊은 작가를 발굴 지원키 위한 지역작가 초대전도 상시 열린다. 
미술관의 역할 중 지역작가를 발굴 지원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곽형수 관장, 이러한 미술관 운영철학이 남포미술관을 남도 젊은 작가들의 전시공간, 남도 미술의 뿌리를 지켜온 기성작가들의 전시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남포미술관의 지역과 관계 맺기는 소록도에서 빛을 발했다. 
남포미술관과 소록도는 2005년 전남·북 5개 박물관과 미술관이 공동으로 추진한 아기사슴 프로젝트를 통해 인연을 맺은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소록도 옹벽 벽화프로젝트는 소록도 병원을 공공미술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소록도병원 옹벽 벽화 프로젝트는 ‘아름다운 동행, 소록도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소록도 100년의 역사를 예술적 이미지로 형상화한 작품으로 현재 소록도의 상징조형물로 자리 잡았다.
남포미술관은 소록도 옹벽 벽화 프로젝트에 이어 소장작품 전시, 소록도 주민 초청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소록도 주민들과 관계를 잇고 있다. 현재는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남포미술관 미술교육 아카데미’를 개설해 소록도 주민들과 예술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남포미술관은 소록도와 세상을 잇는 일에도 관심이 높다. 남포미술관 공연장에 소록도 주민들의 색소폰, 하모니카 연주 등을 올리고 국립소록도병원 원생자치회 예술활동 모임인 ‘해록예술회’ 회원들의 ‘사슴섬 사람들의 나들이 전’도 남포미술관에서 열었다. 
소록도 환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미술활동을 통한 성취감과 행복감이 더 높다고 밝힌 곽형수 관장의 말엔 소록도 주민들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매년 다양한 기획전과 초대전을 열고 있는 남포미술관은 ‘남도 한바퀴’ 투어 코스에도 선정됐다. 
고흥의 명소에서 남도의 명소로 성장한 남포미술관은 폐교된 영남중학교를 리모델링해 2005년 개관 후 전남 제1호 등록 사립미술관으로 등록됐다. 영남중학교는 곽형수 관장의 부친인 남포 곽귀동 선생이 세운 학교이다. 낙후된 지역에 교육의 문을 열었던 아버지의 뜻을 계승하고자 부친의 아호를 따 남포미술관을 연 것이다.   
남포미술관은 교실을 리모델링한 4개의 전시장과 공연장, 창작교육실을 갖추고 있다. 또 3000여 평에 이른 운동장 정원은 300여 종의 야생화를 비롯한 수목과 조각품들이 자리해 정원 자체만으로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남포미술관은 미술전시뿐 아니라 달빛 아래 마임공연과 오페라, 재즈 등 수준 높은 공연도 연달아 열고 있다. 이러한 공연을 마련하는 이유는 고흥 주민들에게 더 가까이 가는 미술관을 만들기 위해서다.
농촌지역에서 미술 관람은 일반적이지 않기에 미술을 접할 기회를 넓히고자 마련하는 공연인 것이다.
남포미술관에는 1,000여 점에 이르는 소장품이 있다. 소장품은 남포미술관 내에서도 전시를 하지만 외지 출장전도 열심이다. 남포미술관의 나들이 전시는 젊은이들의 인문정신을 위한 군부대 전시가 특징이다. 고흥지역 군부대를 비롯한 수도방위사령부, 화천 이기자 부대 등 찾는 곳마다 호응이 높다. 또 과학과 미술의 결합을 꾀한 고흥 우주천문과학관 전시는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남포미술관은 군인들과 초등학생들의 교육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 남포미술관 곽형수 관장

 고흥 영랑초등학교 학생들은 월1회 미술수업을 이곳에서 받는다. 미술관은 즐거운 놀이터라는 제목으로 어린이들은 창작실을 비롯한 운동장에서 다양한 창의적 미술교육을 2년째 이곳에서 받고 있다. 
지역 군부대의 젊은 군인들도 이곳에서 다양한 미술활동을 통해 인문정신을 키운다.
폐교에 자리한 남포미술관, 하나의 대안공간이 지역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지역의 인문정신을 어떻게 성장시키는 지, 그 예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남포미술관은 대안공간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잇고 있다. 

 

 

박영자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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