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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재생, 르네상스는 변방에서 일어난다 ④순천 모긴미술관] 폐교 속에 꽃핀 공동체…농촌주민들과 문화로 교류하다
박영자 기자  |  hpakh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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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8  14: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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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모긴미술관
농촌마을 문화 거점

   
▲ 2015년 폐교를 리모델링해 정식 미술관으로 거듭난 모긴미술관은 지역의 문화거점이자 주민들의 사랑방이다.

 폐교되는 초등학교, 가장 안타깝게 지켜보는 이들은 주변의 마을 사람들이다. 자신들이 다녔던 학교이자 부모님들이 땅과 노동을 기부하며 세운 학교이기에 더 안타깝다.  
따라서 학교가 사라지는 것은 아이들이 사라졌다는 것을 넘어 나의 정서가, 추억이, 농촌의 활기가 사라짐을 의미한다. 
이러한 폐교에 미술관을 열어 주민들과 예술로 상생하며 지역의 문화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는 순천 ‘모긴미술관’을 방문했다. 
순천과 구례 사이, 섬진강 세 줄기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모긴 미술관’(관장 이유정)은 그 존재만으로도 마을에 활기를 주는 곳이다.
모긴미술관은 2015년 12월 황전면 용림마을 용림분교 자리에 정식 개관했다. 그곳은 불과 5년 전 만 해도 초등학생들이 뛰어놀던 시골의 작은 분교였다. 2011년 폐교를 맞은 학교를 목인 전종주 호남대 서예과 교수가 임대해 리모델링을 거쳐 2층 미술관으로 탈바꿈했고 관사건물에는 수장고와 숙직실을, 또 컨테이너를 개조해 8평 규모의 레지던시를 열어 입주 작가의 활동을 지원했다.
미술관 이름은 전종주 교수의 아호인 ‘목인’ 발음 그대로 ‘모긴’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으며 관장은 대담미술관과 의재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이유정씨가 맡고 있다.
이곳 미술관은 사립미술관이지만 개관당시부터 작가발굴과 전시, 지역민과의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공공성을 추구했고 특히 서예와 한국화 분야를 집중 다루면서 ‘모긴미술관’만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2015년, 미술관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은 주민과의 소통이었다.
작은 시골마을 폐교를 미술관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집성촌으로 이뤄진 지역민들과의 교감이 필요했다. 하지만 낯선 이방인, 그것도 미술관이라는 소식에 주민들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누구보다 오랜 기간 전통문화와 예술을 경험하면서도 그 문화를 향유하지 못한 평범한 농촌마을, 그들에게 미술관은 관공서만큼이나 멀게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미술관은 딱딱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매일 마을회관을 찾아가 인사를 올리고 직원들은 펜 대신 호미와 삽을 들었다. 돼지도 잡고 마을잔치도 열었다. 또 지역 노인들을 위한 주민참여 미술체험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운동장에서 마을 주민의 전통 혼례식을 열어 잔치도 벌였다. 미술관은 차츰 마을의 문화 거점 공간으로 자리매김했고 그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거리도 가까워졌다.
이촌향도의 아픔이 고스란히 묻은 폐교, 그곳에 다시 주민들이 발을 디딜 수 있고 또 운동장에 모여 잔치도 벌이고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판을 마련했다는 점은 모긴미술관 만의 특수성으로 자리매김했다. 
모긴미술관은 인문학 강좌를 통해 지역 내 예술가들과 호흡한다.
미술관을 세운 목인 정종주 서예가는 3년째 인문학강좌를 진행 중인데 그 강좌에는 3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서예 전공자들이 모여 함께 창작하고 교류하면서 동반 성장을 꾀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서예에 꿈을 품은 젊은 창작가들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마을에도 활기가 돌았다.
모긴 미술관은 명절 때도 문을 닫지 않는다. 추석이나 설이 되면 고향을 찾는 이들은 자녀들과 함께 자신이 배우고 자란 교정을 찾는다. 미술관은 따분한 시골에서 부모에게는 향수를, 자녀들에게는 이야기를 심어준다.

   
▲ 이유정 관장

 이유정 관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시니어의 흐름’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장수하는 삶 속에서 어떻게 건강하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이 관장은 “귀농 귀촌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또 실제로 일부 농촌마을은 인구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 과정에서 자식세대와 부모세대의 문화적 갈등이 일어난다. 그러한 갈등을 효과적으로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을 미술관이라는 마인드맵을 통해 풀어내려 한다”며, “농촌지역에 공유와 소통을 위해서라도 문화공간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도심을 벗어나 미술관을 운영하는 데서 오는 어려움도 이야기했다.
이 관장은 “청년 예술가들의 인식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유학을 떠나거나 스펙을 쌓는데 급급한 나머지 공감력을 잃어버린 청년들이 많다. 문화, 예술, 인간관계 형성의 수많은 교류 과정 속에서 그 트레이닝을 견디지 못한다. 젊은 예술가는 많지만 젊은 인력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박영자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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