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읍 연동 윤병욱씨 논
친환경 지표되는 생물종

▲ 유기농으로 전환한 해남읍 연동 윤병욱씨 논에 긴꼬리투구새우가 돌아왔다.

 농약사용 이후 자취를 감춰 한때 멸종 위기종으로도 분류됐던 긴꼬리투구새우가 해남읍 연동리 윤병욱씨 논에 나타났다. 
윤씨는 10년 전 친환경농법을 도입한 뒤 지금은 유기농으로 벼를 재배하고 있는데, 2~3년 전부터 긴꼬리투구새우가 무더기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얼핏 보면 올챙이 같기도 해 자세히 보지 않으면 긴꼬리투구새우라는 걸 알아보기 힘들다. 
흔히 이런 생물들은 산 다랑치논 정도에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윤 씨의 논은 연동 입구 들판 가운데 있다. 윤 씨는 몇 해 전 마을에 통합정화조가 들어오면서 수질이 깨끗해졌다는 것과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 덕분에 긴꼬리투구새우가 돌아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긴꼬리투구새우는 투구새우과에 속하는 갑각류로 크기는 2~6cm이며, 3억5000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부터 모습이 거의 변하지 않아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종이다. 물이 고인 웅덩이나 논과 같은 곳에 서식하는 잡식성으로 주로 야행성이다. 

 윤 씨는 투구새우뿐 아니라 풍년새우까지 발견되고 있다면서 투구새우가 논흙을 헤집고 다니면서 먹이활동을 하는데, 이때 물을 흐려놓아 잡초 발생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윤병욱씨는 우렁이와 미꾸라지를 이용해 유기농을 하고 있는데, 미꾸라지가 들어있는 논과 달리 우렁이를 넣은 논에만 긴꼬리투구새우가 발견된다고 했다. 특히 야행성으로 밤에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데 긴꼬리투구새우가 신기하다며 애완용으로 기르겠다고 가져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땅이 살아나면서 돌아온 반가운 손님은 인간보다 더 오래 산 지구의 주인이다. 긴꼬리투구새우는 개체수가 많아 2012년 멸종위기 야생동물에서 해제돼 현재 법적으로는 보호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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