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 작가, 대흥사 겨울부터 가을까지
대흥사서 기거하며 대흥사 모든 것 담아

▲ 홍익대 초빙교수인 이지연 작가가 대흥사에서 6개월간 기거하며 그린 300여 점의 조각그림을 조합한 실험적인 전시회가 대흥사 대웅보전 옆 건물에서 열리고 있다.

 대흥사에 기거하며 대흥사 곳곳의 가치를 담은 300여 점의 그림이 대흥사 대웅보전 옆 건물에서 전시되고 있다. 
홍익대 초빙교수인 이지연 작가는 올 1월부터 대흥사에 기거하며 대흥사를 화폭에 담고 있다. 대학수업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대흥사의 숨은 보물들과 지내고 있는 이지연 작가의 대흥사 전시작품은 300여 점, 올 말까지 500여 점이 목표이다. 바람에 나부끼는 작은 풀잎에서부터 전각의 기둥하나, 불상, 계곡과 기와 등 대흥사의 모든 것이 화폭으로 옮겨졌다. 그 모든 작업이 현장에서 직접 그린 사생화다. 

 대흥사의 모든 것과 부대끼는 동안 겨울이 봄으로, 여름으로 변했다. 계절 따라 대흥사도 변했고 작가의 그림도 변했다. 묵으로만 표현한 수묵화, 계절의 변화는 작가에게 다른 농담의 붓질을 요구했고 그러한 작업의 연속은 이지연 작가만의 유연한 붓질과 농담을 선물했다. 
대흥사를 담는데 1달이면 충분할 줄 알았다. 그러나 대흥사는 작가를 놓아주지 않았다. 천년의 터에 자리한 나무와 바위, 전각은 자연 속에 놓인 고풍스런 가구였다. 

 그곳에 살아야 만이 느끼고 볼 수 있는 것, 붓을 들었을 때만이 다가오는 작은 것의 가치에 작가는 그만 6개월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그릴 것이 너무도 많다. 작가는 아침에 일어나 대흥사를 정처 없이 누빈다. 그 누빔 속에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으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작업을 한다. 건물 안의 기둥과 재료들, 예술품이 아닌 것이 없다. 불상의 표정은 왜 그리도 천진스럽고 해 맑은지, 작가는 여느 작가와 같이 먼저 화면에 구도를 잡은 후 화면 구석구석을 채우는 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대흥사에서 그 방식을 버렸다. 그냥 편하게 휴대폰 사진 찍듯 순간순간 그리고 싶은 모든 것을 조각그림으로 그렸다. 그 조각 그림들을 모아 조합한 것이 이번 전시회다.   

작은 그림들의 조합은 작가도 예상치 못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작가도 흥미로웠다.
작은 조각 그림들이 연결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전시회, 작가도 전시된 후에야 완성된 작품을 볼 수 있는 실험적인 전시회가 대흥사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연_산수유랑_해남 대흥사 겨울부터 가을까지’는 행촌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풍류남도 해남 프로젝트 일환의 전시회이자 대흥사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한 전시회다.  
한 작가가 1년이라는 기간을 두고 오직 대흥사를 그리고 있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또 대흥사를 그린 작품이 대흥사에서 전시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는 오는 9월28일까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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