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농 ‘너이농장’
현산 구시리에 귀농

▲ 청년창업농들의 꿈이 고추처럼 붉게 익어가고 있다.(왼쪽에서부터 장정근·양태석·이현씨)

 “텔레비전 속 자연인처럼은 못살지요. 생활인인데요.”
현산 구시리 깊은 산골로 귀농한 청년 셋, 고추농사로 야무진 꿈을 이뤄보겠다는 이들이다. 농장 이름은 ‘너이농장’으로 직장 동료 네 명이 모둠을 만들었던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아직 1명은 귀농 준비가 안 돼 먼저 셋이서 시작했다. 
여수 출신인 이현(42)씨, 남원 출신인 장정근(35)씨, 서울 출신인 양태석(35)씨는 4년 전 해남으로 귀농을 했다. 
이들은 아이쿱생협 자연드림에서 함께 일했던 이들로 당시 친환경 생산관리, 인증심사, 생산지관리, 생산지 컨설팅, 구매업무 등을 보았다. 
이들은 업무가 농민들을 대면하는 일이라 자연스럽게 농사를 지어보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 해남에 내려오기 2년 전부터 귀농을 꿈꾸며 다달이 출자를 시작했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정착할 곳을 알아본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현장에서 부대끼다 보면 무언가 해답이 나올 것 같아 해남친환경협회(산이면) 사무실에서 기거하며 1년을 대표의 농장에서 견습생으로 일을 배웠다. 그리고 땅을 임대해서 농사를 지었는데 농사가 잘되면 땅주인이 밭을 회수해가기 일쑤였다. 땅이 필요했다. 지난해에 청년창업농 자금으로 현산면 구시리에 1만 평 정도의 밭을 구입했다. 이들의 주작목은 고추이다. 1만여 평에 하우스 2,000평, 창고 60평, 저온창고 10평이 들어서고, 건조기 3대, 고추세척기 2대, 트랙터, 트럭 외에 이에 부수되는 방제기, 살포기 등도 마련했다. 
이들은 한 집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출자금에 따라 배당을 더 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외부 투자도 열어놓고 있다. 이들은 셋이 함께 농사를 지으니 투자비가 적게 든다고 말했다. 따로따로 농사를 지으면 농기계부터 모두 별도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목표는 3만 평 규모의 농장을 만드는 것이다. 해남의 기존 농업은 일괄생산 일괄출하 방식인데, 이들은 이보다는 가공, 체험까지 연계시키는 것이 꿈이다. 그러나 농사가 자리를 잡아야 이도 가능한 것이라 지금은 농사에 주력하고 있다. 
밭작물은 투기성이 강하지만, 양이 많으면 품위 자체가 올라가기 때문에 최상의 농산물을 만들어 낼 거란다.  
현재 이들은 친환경인증을 받은 고추 3만주에서 첫 수확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금 이들이 흘리는 땀은 5년 후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한 밑거름이다. 아내들은 도시에서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다. 5년 후 합가를 위해서는 부지런히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명이 있다. 이들은 그날이 빨리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