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출신 이동훈 작가
이순신 동상은 상표등록
전국 유일하게 군민들의 성금으로 건립된 황산옥매광산 추모조형물, ‘임이여 영원하라’는 해남출신 이동훈 작가의 작품이다. 이동훈 작가는 울돌목에 건립된 ‘고뇌하는 인간 이순신 동상’을 조각한 이로 잘 알려져 있다.
이동훈 작가는 유족들로부터 황산 옥매광산 광부 희생자 118인의 추모조형물 건립 의뢰를 받자 자재비 외엔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이 작가는 광부들의 모습을 동상으로 표현하기보단 고향으로 회귀하고픈 영혼들의 아우성과 그리움을 배 모양과 118개의 둥그런 원으로 표현했다.
옥매광산 추모비 조형물 제작 인연으로 옥매광산의 아픔을 알게 됐다는 이동훈 작가는 2017년 추모비 건립식 때 고향 주민들의 성금으로 건립된 추모조형물이 우리의 아픈 역사의 장소,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상징물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동훈 작가의 작품 중 울돌목의 이순신 동상은 우리나라 이순신 동상 중 유일하게 상표 등록된 작품이다. 이름은 ‘명량의 고뇌하는 이순신 상’이다.
23전 23승이라는 세계 해전사상 유례없는 기록을 세운 이순신은 언제나 큰 칼 옆에 찬 호령하는 이순신으로 조각됐다.
그러나 이동훈 작가는 울돌목 이순신 동상을 높이 2m의 최소 규모로, 밀물 때는 동상 발목까지 물이 차오르게 제작했다.
갑옷도 입지 않았고 모든 동상에서 나타나는 칼 대신 지도를 든 동상. 눈을 부릅뜨고 천하를 호령하는 모습이 아닌 울돌목의 흐르는 물살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이순신. 시선이 밑을 향하고 있는 것도 이 동상이 유일하다.
울돌목에서 만난 인간 이순신 동상은 명량대첩이 일어나기 전의 이순신을 그렸다. 조선의 운명이 두 어깨에 달려있다는 것, 조국의 위기 앞에 잠 못 이루고 가슴 아파하는 인간 이순신의 고뇌를 작가는 고스란히 동상에 담아낸 것이다.
이동훈 작가는 이순신이 세운 혁혁한 전투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우리와 같이 숨 쉬고 웃고 우는 같은 인간으로서의 이순신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조각가 중 거장으로 통하는 이동훈 작가는 황산 옥매광산 추모조형물과 울돌목의 고뇌하는 이순신 동상에 이어 해남군민광장의 상징조형물, 땅끝조각공원의 땅끝의 기상, 우항리 공룡화석지의 공룡모형 등을 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