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설 한 곳에 집중
민간단체 위탁, 전문성 높여 

▲ 진안군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진안군청소년수련관은 접근성이 좋아 청소년 활동의 허브로 자리하고 있다.

 인구 2만5000명, 학생수 3,000명. 농촌의 작은 군인 진안군은 14년 전에 40억원을 들여 청소년수련관(관장 한효림)을 건립했다. 그리고 군에서 직영하다 진안YMCA가 위탁했다.  
부지 3,380㎡에 건축면적 3,196㎡(지하 1층, 지상 3층, 25개 실) 규모인 진안군청소년수련관은 북카페와 당구장, 요리체험실, 제과제빵실, 댄스연습실, 노래연습실, 스튜디오실, 시각미술활동실 등 청소년 공간이 25개가 자리한다. 야외엔 농구, 풋살 등 체육공간과 무대 등이 갖춰져 있다. 
오로지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인 이곳에선 12개의 청소년 참여 및 권리 증진 프로그램과 17개의 청소년 주도 프로그램, 8개의 청소년 진로교육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청소년들의 접근성을 위해 진안군청과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다. 청소년 정책에 대한 진안군의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청소년 관련 기관도 모두 이곳에 위치한다. 청소년 정책의 일관성을 위한 조치이다. 
현재 1층은 청소년수련관, 2층은 방과후아카데미, 3층은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들어서 상호 유기적인 사업을 펼친다. 진안군의 청소년 정책은 청소년이 행복해야 진안군이 행복하다는 것에 함축돼 있다. 
진안군청소년수련관은 처음엔 진안군이 직영했다. 그러나 담당자의 잦은 교체로 일관성 있는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따랐다. 또 공직사회가 갖는 경직된 상하질서 때문에 하나의 사업을 추진하는데 결재라인이 더디고 계획된 일 외의 일에 대해선 꺼린다는 점 등 상상력이 부재한 조직운영의 한계가 노출됐다. 이에 진안군은 운영을 진안YMCA에 위탁했다.  
진안군청 사회복지과 김진용 주무관도 직영의 한계를 밝히며 청소년 시설은 민간에 위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진안군청소년수련관 한효림 관장은 청소년수련시설의 성공여부는 지자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진안군은 군수와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있어 소신 있는 사업들을 펼쳐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 진안군청소년수련관 한효림 관장

 진안군청소년수련관이 군으로부터 받는 1년 운영비는 3억5000만원이다. 김 주무관은 청소년 관련 예산은 통으로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공직사회처럼 사업비별로 몫을 나눠 주면 정산위주의 사업을 펼칠 수밖에 없는 한계가 노출돼 상황에 맞는 융통성 있는 사업을 펼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청소년수련시설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가장 관심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는데, 몫이 정해진 사업에서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효림 관장은 해남군이 건립하려 하는 청소년복합문화센터의 문제점으로 건물 규모, 극장, 위탁단체 등 3가지를 꼽았다.
진안군은 14년 전 40억원을 투입해 건물을 지었는데, 현재 해남군의 34억원 규모는 청소년복합문화센터가 아니라 청소년문화의집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는 규모라는 것이다. 청소년 관련단체가 한곳으로 모여야 청소년복합문화센터 구실을 할 수 있는데 해남군이 계획하는 규모로는 힘들다는 것이다. 
또 해남군의 청소년복합문화센터는 작은 영화관과 함께 건립하기에 청소년들만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어렵고 19금 영화의 상영은 청소년들을 성폭력에 노출시킬 수 있는 위험도 뒤따른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시설과 영화관의 공존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한 관장은 청소년시설은 그 건물을 운영할 위탁단체 선정이 우선임도 강조했다. 위탁단체는 충분히 검증된 관련 전문가들이 있어야 하며, 위탁단체가 건물의 사용 용도에 따라 공간 구성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용도로 쓰일지도 전문가들의 검토 없이 용역업체에 맡겨 지으면 이후 건물 활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작은영화관이 끼어든 해남군청소년복합문화센터에 대해 청소년 관련 시설 종사자들은 극장과 공존할 수 없다는 점을 무수히 주장했었다. 그러나 해남군은 극장과 청소년 시설의 출입구를 달리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영화관은 1층에 배치하고 2층에 청소년 공간을 분리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영화관 천장이 높다 보니 2층도 절반 정도만 청소년 공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소년복합문화센터보다 영화관을 위한 공간인 셈이다.
해남군청소년복합문화센터는 2020년에 완공을 목표로 설계까지 마친 상태이다. 그러나 현재 설계대로라면 청소년복합문화센터 구실은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박태정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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