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생산량 급감 예상
가격에도 영향 미칠듯

▲ 산이면 금송리 박채용씨가 2,700평의 밭에서 탄저병에 걸린 고춧대를 뽑아내고 있다.

 산이, 황산, 화원 등 해남 고추 주산단지에 탄저병과 역병이 역습해 올해 고추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탄저병 발생이 심각해 농가에서는 아예 고춧대를 뽑아내고 있다. 
올 고추농사는 날씨가 좋아 풍작이 예상됐지만 7월 불어닥친 태풍 다나스와 서늘한 밤기온이 지속되면서 탄저병이 1개월 이상 빨리 왔다.  
산이면 금송리 박채용(55)씨는 올해 2,700평에 심은 고추가 첫물 수확을 하고 난 뒤 탄저병에 걸려 수확을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농협에 든 농작물재해보험 현장실사 때문에 뒤늦게 고춧대를 뽑아낸 그는 올해 고추농사는 건질 게 없다고 덧붙였다. 역병은 고추가 말라가는 것이라 성한 것은 건질 수 있지만 탄저병은 고춧대는 멀쩡한데 고추가 썩어가기에 한번 병이 걸리면 뽑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다. 
박 씨 밭 옆에 400평을 심은 김중근(78)씨 또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 탄저병으로 수확할 고추가 없다고 말했다. 
고추 주산지인 경북 또한 탄저병이 심각한 상태이며, 충북은 칼라병이 발생한 상태이다. 
현재 고추는 9월 배추정식을 앞두고 1~2회 정도 수확을 남겨놓고 있다. 아직은 탄저병에 의한 수확량 감소가 가격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해남군 전체 고추재배 면적은 801ha. 아직 탄저병 발생 포장에 대한 피해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통계는 어려우나 눈으로 보아도 탄저병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해남군농업기술센터는 탄저병균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는 7월에 태풍 다나스가 상륙하면서 다습한 날씨가 지속됐고, 흙 속에서 월동하는 탄저균이 흙탕물과 함께 이파리에 튀면서 탄저병이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기술센터 관계자는 현장에 나가보면 제초매트나 부직포 등을 깔아 흙탕물을 방지해준 포장은 탄저병 발생이 거의 없었다며, 내년에는 영농교육 시 이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집상에 의한 지난해 건고추 가격은 600g당 1만8000원 선이었다. 올해 고추가격은 조사한 곳에 따라 들쑥날쑥하다. 농업기술센터 측은 올 수집상 가격은 1만2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고, 현지 농가에서는 9,000원 내외 정도라고 보고 있다. 고추 가격을 좌우하는 경북 서안동농협에선 상품이 1만500원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해남군 농정과는 매년 고추는 탄저병과 흰비단병, 바이러스 병 등에 의해 정상적인 수확에서 20~30% 정도 감소하고 있는 반면 올해는 탄저병이 유독 많이 발생해 그보다 10%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현지 포장에서 확인한 결과 탄저병은 훨씬 더 광범위하게 발생한 상태이다. 
전국적으로도 탄저병과 칼라병, 역병 등이 발생해 올해 고추 가격은 서서히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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