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면 권수미 도자공예가

▲ 서울에서의 경호원 생활을 접고 도예가로 제2인생을 살고 있는 송지 영평마을 권수미 도자공예가.

 어린 시절 미술학원을 보내 달라고 하면 운동선수 출신인 아버지는 차라리 권투를 배우라며 체육관에 등록시키곤 했다. 30대 중반 해남으로 귀촌하면서 그토록 원했던 예술 활동에 발을 담갔다. 
권수미(44) 도자공예가, 결혼 전 자전거로 전국여행을 다니다 만난 곳이 송지면 영평마을이다. 길 건너 저수지가 보이고 발끝을 살짝 올리면 어불도 바닷가가 펼쳐지는 곳, 10년 전 서울 직장생활을 접고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녀의 직업은 경호원이었다. 용인대 유도학과를 졸업한 후 연예인 또는 국빈 경호, 수행비서 업무 등 다양한 경호활동을 했다. 권 작가의 삶에서 운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었다. 유도 4단, 용무도 4단, 태권도 1단, 경호무술 1단 등 합 10단이 될 때까지 운동만 하고 살았다. 여성보디가드가 흔치 않던 시절이라 ‘MBC VJ특공대’, ‘KBS 좋은 아침입니다’ 등 방송 출연도 많았다.
그런 와중에도 가슴 깊숙한 곳엔 예술에 대한 갈증이 꿈틀거렸다.
송지 영평마을 길가, 쪼르르 자리한 테라코타 작품들과 아기자기한 도자기 그릇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즐거운 표정의 흉상 테라코타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가면 작은 공방이 있다. 
권수미 도자공예가가 운영하는 공방으로 동네 주민들과 도자기 수업도 하고 개인작품전도 여는 곳이다.
권 작가는 해남에 정착한 2012년부터 예술과 관련된 모든 강의를 들었다. 리본아트, 아이클레이, 쿠키클레이, 도자기공예 등 10여 종의 강의에 빠졌고 강사자격증도 취득했다. 그중 도자공예가 가장 맘에 와 닿았다. 목포자연사박물관에서 물레성형을 배우고 무안요 분청사기, 화원요 백자교실 등에서 다양한 도자기 제조기법을 배웠다.
자신의 집 1층 창고를 작업실로 꾸미고 본격적으로 작품도 만들었다. 이어 늘찬배달, 노인종합복지관, 해남YMCA 등에 출강하며 강사로도 나섰다. 송지에서 도자기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공방 문을 두드리는 주민도 늘었다. 
도자공예작품은 여전히 흥미롭다. 최근에는 인물부조 도예작품을 연작으로 도전하고 있다.
과거에 배운 캐리커처를 도예와 접목해 부조형태의 접시를 만들고 거기에 다양한 칼라를 입히는 작업이다. 
또 해남지역 도예작가들과 합동전시도 열고 또 개인전도 열고 싶은 목표도 생겼다. 
권 작가는 운동을 통해 끈기와 추진력을 배웠다. 또 운동에 쏟던 열정을 도예에 입히며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예술가의 삶, 해남은 그녀에게 경호원에서 도예가로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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