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폐김발 산더미

▲ 화산면 송평해수욕장 백사장에 주민들이 끌어올려놓은 김발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지난 2일 태풍 미탁이 해남 김양식장을 덮쳤다. 김양식장 1/4 이상이 파도에 휩쓸렸다.
이번 태풍피해는 바람이 아닌 태풍에 의해 형성된 너울성 파도가 만조시간과 겹치면서 발생했다. 이 결과 10월 말 첫 수확을 앞두고 채묘작업에 들어간 김양식장이 고스란히 피해를 받았다.
지난 주말 해남군과 해남군수협의 합동 조사 결과 해남군 전체 10만 책 중 2만7130책(1/4 정도)이 피해를 입었고 피해어가는 258어가로 집계됐다. 피해액은 270억원 정도. 그러나 이는 어촌계가 해남군과 ‘행사계약’에서 신고한 물량으로 실질적으로는 이보다 더 많은 피해가 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산면 송평리 공수부대 훈련장에서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도로변과 송평해수욕장 백사장은 풍랑에 떠밀려온 김발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폐김발은 화산 구성리 일대까지 이어졌다.
이는 주민들이 지난 5일과 6일 밤샘작업을 해가면서 끌어올려놓은 것들이다.
재활용하려 해도 인력이 달려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고, 온통 뒤섞여 있어 누구의 것인지도  알아볼 수도 없는 상태가 됐다.
일부 주민들은 차를 동원해 폐김발을 옮겨 스티로폼 부표를 떼어내고 김 포자를 부착할 그물을 세척하기도 했다. 
이번 태풍 미탁은 바람은 세지 않았으나 물이 가장 많이 드는 사리 때 너울성 파도가 김발을 덮치면서 모든 김발이 뒤얽혀 발생했다.
마을 주민들은 송지면 김양식장 도구까지 들어와 피해가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현재 김은 채묘 상태로 논에 비유하면 못자리를 해놓은 것에 해당한다. 화산 송평리는 17어가에서 김양식을 하며, 1어가 당 100책에서 200여  책 정도를 하고 있다. 주민들은 90% 내외가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송평리 김인철 이장은 “다시 채묘에 들어가야 하는데, 100m짜리(2.5책) 한 줄당 100만원 정도의 피해를 입은 것 같다”며 김 포자도 부족해 멀리 충청도에서 구입해 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평년 같으면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첫 김을 생산하게 되는데 올해는 채묘가 늦어져 그만큼 생산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해남수협 정경식 상무는 김 포자는 서천 등에서 거래처를 통해 구입해오고 있어 품귀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 같지만 해상 채묘의 경우 발 재고가 없어 재활용을 해야 할 상황인데 70% 정도가 복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풍 피해가 해남에 국한돼 있고, 마른김 재고물량이 많아 당장 김가격 폭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남군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집계는 11~12일경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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