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육가공업체 유통원인
생산농가 가격하락에 울상

 

 ASF 발생 이후 소비 둔화로 돼지 생체 가격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지만 소비자 가격은 여전해  양돈 농가의 아우성이 크다.
이유는 육가공업체가 기존가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한돈협회 해남군지부는 20년간 거래해 왔던 육가공업체를 최근 바꿨다. 또 대한한돈협회와 농림식품부를 대상으로 유통구조를 개선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은 없는 실정이다.
대한한돈협회 해남군지부 박주남 지부장은 음식점의 소비자 가격이 내려야 소비가 더 촉진될 텐데, 돼지고기를 공급하는 육가공업체가 가격을 내리지 않으니 음식점도 가격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양돈농가는 160일가량 사육한 출하체중 115kg 전후의 돼지를 농협공판장이나 도축장으로 출하한다.
도축해 지육(머리, 다리, 내장을 제거) 상태로 경매를 붙이면 1차로 도매상이나 육가공업체에서 등급별 입찰을 하게 되며 이는 도매상을 거쳐 식육점이나 정육점 등에서 소비자와 만나게 된다. 이러한 유통과정에서 육가공업체가 기존 가격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양돈농가에 따르면 115kg 생체 돼지를 가공하면 지육 85kg이 나온다. 지육 형태로 환산했을 때 생산단가는 1kg당 4,500원 선을 보고 있다. 9월17일(ASF 발병) 전까지 4,407원이었던 지육은 ASF 발병직후 한때 6,201원까지 올랐으나 10월 중순 3,022원, 10월 하순 2,700원으로 최하점을 찍은 후 11월11일 현재 3,669원까지 회복한 상태이다. 
양돈 농가에서는 1마리당 40만원 선은 돼야 적자가 안 나는데, 현재로서는 생산단가 대비 1마리당 10여만원 정도 손해를 보면서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돼지값이 낮게 형성된 데는 소비 위축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경기 둔화로 인해 소비심리 위축이 작용했으며, 음주단속의 강화로 안주로 먹던 삼겹살 소비가 줄었고, 미투운동의 영향으로 기업체의 회식문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토리 사료를 먹인 스페인산 리베리코 돼지고기가 수입되면서 국산 돼지의 소비 둔화에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ASF 발병이 결정타를 가했다. ASF가 해남의 소비자들에게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도시 위주 소비자들의 예민한 반응이 돼지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해남읍 수성리의 땅끝포크(대표 서정훈)는 해남의 경우 ASF의 영향이 아니라고는 볼 수 없지만 통상적으로 농번기에는 돼지고기 소비가 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대체로 5~8월까지 돼지고기 소비가 늘다가 9월 농번기철에는 소비가 줄어드는데, 현시점이 그 영향인지 ASF 영향인지는 분간하기 어렵다면서 소비가 30% 정도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땅끝포크의 1kg당 부위별 판매가는 삼겹살 20,000→15,000원, 앞다리살 12,000→8,000원, 뒷다리살 6,000→5,000원, 갈비 13,000→9,000원으로 떨어졌다.
박주남 지부장은 ASF와 관련해 경기 이남권, 충청권, 경상권, 전라권, 제주권 등 권역별 거점소독조 운영으로 차단방역을 실시하고, 멧돼지 포획 및 돈사에 야생동물 접근 차단 철조망 설치 등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돼지 가격 하락에 따른 대책으로 돼지고기 안전성 대국민 홍보, 시장가격 안정화를 위한 유통구조 개선, 소매시장 기능 안정화 방안, 농·축협·양돈조합 중심 유통가격 인하 방안 마련, 출하물량 전환 및 조정반안 마련 등을 내놓았다.
해남군은 현재로선 소비촉진 등의 측면 지원 외에 직접적인 지원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2차에 걸쳐 삼겹살 950kg 사주기 운동을 벌였다.
대한한돈협회도 자구책 차원에서 명량대첩제와 해남미남축제 등을 통해 시식회를 열어 소비촉진을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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