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목포와 진도와 다르네…먹으며 이발하며 자면서 보다
 

진도와 목포는 기존미술관 중심의 전시
해남은 식당 여관 사찰을 전시공간으로

▲ 행촌문화재단이 지난 17~27일까지 마련한 수묵워크숍에 참여한 태국작가가 미황사 현지에서 수묵을 그리고 있다. 수묵워크숍에 참여한 태국작가 11명의 수묵작품은 현재 읍 학동 수윤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목포시와 진도군을 중심으로 열리는 2020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는 160여 국의 작가가 참여한다. 또 수묵별빛패션쇼를 비롯한 수묵심포지엄, 수묵영화제, AI수묵 미술전, 5G아트체험 등 20여 가지 프로그램 결합, 목포근대역사문화거리에선 적산가옥 등을 활용한 특별전시관을 연출한다.
해남군은 목포시와 진도군에 투자되는 대규모 전시예산과 참여작가, 기술력과 경쟁해야 한다.
해남의 전통수묵은 70~80년대 여관방에서 꽃을 피웠다. 배가 고팠던 화가들은 여관에 방을 잡아놓고 수묵을 쳤고 지역유지들은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그림을 샀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해남의 모든 식당과 이발소, 여관, 하물며 선술집에도 수묵이 걸렸고 이는 해남의 문화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목포와 진도에서의 수묵전시가 미술관을 중심으로 열린다면 해남은 남도의 음식과 결합된 한정식당과 이발소, 오래된 여관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해 해남의 남도문화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
특히 해남이 비록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특별전 형식으로 결합하지만 해남에선 다양한 수묵관련 행사, 전국 및 세계 작가들이 참여하는 수묵아트가 행촌문화재단에 의해 마련되고 있다. 또 전시공간도 농촌농가의 창고와 해창막걸리 주조장, 각 사찰 등 실험적인 전시경험도 축적돼 있다.
행촌문화재단 이승미 대표이사는 애써 전시관을 찾지 않아도 일상적으로 찾아가는 식당과 숙박업소 등 해남의 곳곳이 수묵 전시공간이 된다는 것은 해남의 문화 파워라고 말했다.
강진군은 모든 식당의 그릇을 청자로 바꿨다. 여기에 식당 벽에 민화를 결합하는 일을 꾀하고 있다. 일상생활 공간에 강진군의 문화정체성을 확립시켜나가는 것이다.
축제란 그 속에 담긴 주제를 일상의 문화로, 일상의 관광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행하는 하나의 퍼포먼스이다. 이러한 점에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해남의 문화정체성을 확립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숲속 사찰인 대흥사와 미황사는 최근 전시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대흥사에는 홍익대 교수인 이지연 작가가 9개월간 머물며 대흥사 사계절을 수묵으로 담았고 미황사에선 유명 작가들의 전시가 연일 열리고 있다. 또 전국의 유명작가들은 매년 해남으로 내려와 대흥사와 미황사, 해남들녘을 화폭으로 옮기고 있다. 2020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진도 및 목포시와 전혀 다른 공간에서의 수묵전시, 해남은 이미 그 차별성을 축적 중이다.

 

철화청자 그릇에 밥 먹으며 수묵감상
 

수묵과 철화청자의 만남
해남 뿌리의 복원이다

▲ 수묵의 이미지와 가장 닮은 해남철화청자를 2020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와 결합해 그 가치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옛것으로 치부돼버렸던 수묵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통해 다시 조명을 받기 시작한 요즘.
수묵과 가장 닮아있는 것이 고려시대 초 산이면에서 생산된 철화청자다.
철화청자는 고려 상감청자 이전 가장 뛰어난 예술품이었고 그 시대의 미적 감각이었다.
또 산이 철화청자는 전국으로 유통됐고 그 기술도 전국으로 옮겨갔다. 전국 모든 박물관에 전시된 철화청자 대부분은 산이면과 연관이 있다.
해남청자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절차를 밟으면서 해남청자 중 가장 아름다운 산이 철화청자도 조명을 받고 있다.
너무도 귀족적이고 정교한 상감청자와 달리 고려인들의 자유로운 기질과 호방성이 담긴 철화청자는 비움과 잔잔함, 치유를 표방하는 현대인의 미적 감각에도 와 닿는다.
공재 윤두서로 인해 해남은 남도수묵의 뿌리이자 성지이다. 또 해남은 철화청자를 최초 생산한 철화청자의 성지이다.
해남철화청자 그릇으로 밥을 먹고 수묵을 감상할 수 있는 식당문화는 해남을 수묵의 고장이자 철화청자의 성지로 만들 수 있다.
2020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내년 9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열린다. 해남미남축제도 이 기간에 열린다. 2020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통해 철화청자를 해남의 생활 속으로 끌어올 방안, 철화청자 전국전시회 등 수묵전시와 철화청자와의 전시결합을 통해 철화청자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 우리 것을 지키는 것, 우리 것이 세계적이라는 것은 삶 속에 있을 때 가능한 용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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