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 계약액 일방적 파기
출하도 미뤄 이후 영농차질

 

 태풍피해로 배추가격이 상승하면서 배추농가가 대박을 칠거라 예상했지만 농민들의 목소리는 이와 달랐다. 상인들이 잔금을 치르지 않거나 계약액에서 15~20% 정도 가격을 내릴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또 11월 말이 지나면서 수확량 감수를 이유로 가격을 깎으려 하는 일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농민들은 계약 당시 상인들이 감수분을 확인했고, 이에 따라 차등적으로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상인들이 막무가내로 감수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포전거래는 100평당 60~70만원으로 시작해 평균 100만원까지 형성됐다. 그러나 상인들이 높은 가격을 이유로 배추를 가져가지 않아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배추 가격 폭등이 농가 소득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농가에서는 상인들과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이는 무용지물에 가깝다고 말했다. 장기간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경우 6개월 동안 들어간 인건비 결제와 보리파종 적기를 놓친다는 절박함이 기다리고 있다.  
농민들 입장에서는 30~50% 정도 수확량 감수로 배추 가격이 올랐어도 수익은 평년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이며, 오히려 잔금이 들어오지 않아 사회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해남군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생배추 가격은 9월에 10kg(3포기)당 14,400원, 10월에 13,000원, 11월 8,900원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다소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해 평균 5,740원, 평년 5,303원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주요 농산물 주간 거래동향에 의하면 가을배추 소매가격은 11월29일까지는 1포기당 4,594원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하다가 12월 들어 4,625원으로 소폭 내림세로 돌아섰다. 평년 동기 2,395원에 비하면 높은 가격이다.
생배추와는 달리 해남미소와 절임농가의 절임배추 주문 물량은 대폭 늘어났다. 절임배추 가격이 지난해 32,000원에서 올해는 35,000원으로 올랐지만 생배추에 비해 인상 폭이 적어 절임배추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포기당 생배추는 4,625원 정도, 절임배추는 4,350원 꼴로 가격이 역전돼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가격이 비싼 생배추를 사서 절임의 수고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서울은 해남배추의 70%를 소비하고 있는 시장이다. 서울의 김장시즌은 11월 말까지 끝나는데, 12월에 들어서면서 서울 쪽 소비가 줄어 가을배추 가격은 서서히 내림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시장 변화가 생배추에 영향을 주고 있어 상인들도 배추 출하를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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